매일 어린이집을 마치고 나서 놀이터에서 2시간 정도 노는 것이 루틴이던 아들에게 여름과 가을이 지나 겨울이 찾아왔다. 12월 1주 차 금요일 저녁밥을 먹기 전에 울리는 아들 어린이집 어플. 친구 중 한 명이 독감에 걸렸고 그 친구가 금방 전까지 어린이집에 함께 있다가 갔다는 내용이었다.
아들도 토요일 아침 열이 40도까지 올라 병원을 가보니 의사 선생님께서 "해열제를 수차례 먹였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내일 진료 보는 병원을 꼭 한번 가보세요"라고 말하셨다. 그렇게 의사 선생님이 해주신 말처럼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일요일 오전에 병원을 가서 독감 검사를 해보니, 예상한 듯이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독감이라는 말을 듣고 난 후, 아내와 나는 "통원을 할까? 입원을 할까?" 고민하다 입원하기로 마음먹었다. 빨리 열을 떨어지게 하려면 집에 있는 것보단 병원에 있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들과 처음 입원을 했다.
독감의 경우에는 전염 이슈가 있어 다인실이 아닌 1인실 병동을 배정받았고, 국가에서 지원이 많이 되어 원래 1인실 하루 20만원이 넘는 금액이 드는데, 1/10의 가격만 부담하면 된다고 간호사 선생님께서 설명해 주셨다. 사실 입원을 해본 적이 없어 금액이 어느 정도 나올지에 대해 걱정이 많이 들었는데, '총 4일간 입원한 금액 - 실비로 지원받은 금액'을 하면 개인적으로 부담한 금액이 정말 거의 없었다. 사실 우리가 진료로 인해 부담한 금액보다 4일 동안 병원에서 먹은 식비가 몇 배 나왔기에, 퇴원 정산을 할 때 웃음이 나오긴 했다.
일요일에 입원을 하고, 월요일 12시 즈음 아들은 잠을 아주 깊게 잤다. 평소와 다르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4시간 정도 낮잠을 잤고 우린 애써 아들을 깨우지 않았다. 그렇게 4시간을 푹 자고 나니 3일 동안 이어지던 열이 잡혔다. 그리고 에너지도 많이 돌아왔다. 사실 1인실에는 집에 없었던 TV가 있어서 그런지 더 빠르게 에너지를 회복하지 않았나 싶다. 화요일 오전 정도 퇴원을 하려고 했는데 독감이 잡히고 나니, X-Ray상에 폐렴이 조금 나타는 것 같다고 의사 선생님이 말씀해 주셔서 수요일 오전까지 병원에 있어야 했다.
[입원을 위한 우리의 일정]
- 월요일 : 엄마 오전 반차, 아빠 오후 반차
- 화요일 : 엄마 연차
- 수요일 : 아빠 연차
아이를 키우다 보면 크고 작은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아이가 아플 때에는 마음이 미어진다. 차라리 내가 아픈 게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내 마음속을 파고든다. 한번 크게 아프고 나면 아이는 한 단계 더 성장한다. 아프지 않은 것이 제일 좋겠지만, 때로는 이런 아픔이 아이들이 성장함에 있어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아이들도 성장하지만, 그 아이들의 아픔을 바라보고 아이를 돌보는 과정 속에서 부모들도 성장한다. 그리고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일상의 소중함도 깨닫게 된다. 그렇게 이는 아이와 부모 모두가 성장하는 과정이다.
4일 동안 아들이 입원을 하면서 많은 것을 눈으로 보고 익혔던 것 같다. 이전에는 뭔가 상상 속에 있는 병원의 이미지만 가지고 병원놀이를 했는데, 요즘 저녁마다 하는 병원 놀이는 아주 실감이 넘친다. 버리려고 두었던 쿠키 통을 가지고 와서는 약과, 주사기를 담아 가지고 오더니 링거에 주사를 놓아주는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 한다.
"약 넣을 시간이에요. 아프지 않아요"
4일 동안 병원에 있으면서 간호사 선생님들과 정도 참 많이 들었나 보다.
퇴원할 때는 정이 많이 들었는지, 장난도 잘 치는 아들.
아플 때 더 단단해지는 가족을 보며, 올해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