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공유하는 사람들

결혼은 집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by Jeoney Kim

너와 나,

서로 방귀 소리, 냄새에도

눈 마주치고 그저 웃어넘기는

경지에 이르렀다.


결혼이란 집이다.

날것의 흔적들로 가득한 집.

표정만 봐도 눈빛만 봐도

모든 게 드러나는 집.


때로는 생계를 위해

부양 의무를 다하기 위해

가장으로서 책임감 때문에

하기 싫은 일을 마지못해 할 때.

그게 얼마나 처절한 건지

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익숙함과 의리

분노와 배신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순간이 많다.


화가 치밀어 올라 보기 싫었다가도

눈에 안 보이면 또 걱정된다.


결혼이란 전쟁터다.

날것과 날것이 만나 끊임없이 싸우고

처절하게 동맹을 이어간다.


결혼이란 집이다.

날것과 날것이 만나 점점 익숙해지고

어느새 안정감을 만들어가는 집.


집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날것들 속에서

서로 존중하는 방법을 배운다.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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