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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발꾼 Dec 07. 2020

시작, 이상적인 여행

새로운 여행법이 필요한 시대

‘여행 가서 푹 쉬다 와’라는 말처럼 어려운 것이 또 없다. 열심히 일하고 리프레쉬를 위해 떠났지만, 자주 할 수 없는 여행이기에 잠을 줄여가며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일상으로 돌아오곤 한다. 현대사회의 문제인지 한국사회의 문제인지, 우리는 여행을 가서도 ‘무언가 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과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쉬지라는 우려’ 두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워킹 홀리데이’는 참 탁월한 제목이다. 휴가를 즐기며 일하고, 놀면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데 누가 마다할까. 실상은 다르겠지만…. 


두 가지 선택지에서 고민할 때엔 스마트폰과 SNS가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된다. ‘평점 좋은 식당에 꼭 가보기’, ‘인증샷 남기기’, ‘인생샷 건져서 SNS에 올리기’ 미션을 후딱 해치우고 나면 여행에서 해야 할 최소한의 일은 끝낸 것 같은 위안을 받고, 그때부터 온전히 여행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하는 데에 이렇게 확실한 성취감을 주는 여행법은 꽤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감 위주의 여행이 주는 달콤함을 경계해 볼 필요도 있다. 이러한 여행을 통해서는 아무래도 개별적이고 특별한 체험보다는 보편타당하고 안정적인 체험을 추구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같은 장소, 같은 코스를 여행해도 각자의 경험과 환경에 따라 다른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 아닌, 다른 장소 다른 코스를 여행해도 남들과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여행법이 점점 정답처럼 여겨지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인생샷 찍을 수 있는 장소, 인생샷 찍는 법을 알려주는 글들을 보면,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왜 비슷한 인생샷을 원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각자의 여행에 집중할 수 있는 이상적인 여행법을 제시하고 그 여행법으로 여행하였으면 하는 여행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행 학원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는 여행하는 방법에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안내하는 여행법을 통해 온전히 자신의 여행에 집중해보는 여행도 해 보았으면 좋겠다. 확실하진 않지만, 여행을 끝마쳤을 때는 더 큰 성취감이 찾아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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