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학 때부터 저를 저 자신보다 고평가 해주시던, 늘 졸업하면 창의적인 일을 하면 맞을텐데 굳이 회사원 되려고 한다며 걱정을 늘어놓으시던 교수님의 은퇴식이 있던 날이었습니다.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지만, 글을 써보기 시작했다는 것을 들으시더니 배시시 웃으시면서 저 말씀을 하시더군요. 돌이켜보면, 저나 저의 부모님보다 더 제 성향을 아셨던 분이었던 건가 싶은 생각이 드는 분이십니다. 그때 '예술은 배고프잖아요. 전 배고픈 거는 싫어요'라고 하던 어린 제자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이번 연재는 2020년에서 2024년까지 순간순간 감정적으로 매우 요동치거나, 이건 내가 생각해도 어디다 적어놔야겠다 싶은 생각이 들 때 써놨던 기억의 조각조각들이었습니다. 제목 그대로 30대가 되고 나서 지금까지 내가 뭘 하고 살아왔나, 나는 한 치라도 내가 원하는 어른이 되었나 싶은 마음이 시작이었고, 그 마음이 이어져 한번 30대 딱 중반에 점검은 해야겠다 싶어 시작한 연재죠. 예, 한마디로 저 좋자고 시작한 일입니다. 헌데, 제 글이 미약하지만 제 생각보다는 조금 큰 반응을 얻을 줄은 몰랐네요. 이 연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 하신 분들도 꽤 되시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덕분에 이 브런치 생태계에서 저만 느끼는 일방적인 내적 친밀감(?)이 생긴 구독자 분들도 많이 생겼어요. 모두 감사드립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사람의 삶에 사람보다 무서운 것이 없기도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의 삶에 사람보다 보람된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얻은 감사의 씨앗을 잘 갈무리해서 바람에 날려 보내려고 합니다. 여러분의 봄날에 어떤 꽃으로 싹이 텄으면 좋겠습니다. 향기롭고 달콤하다면 더더욱 좋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