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슬 Mar 19. 2018

03. 발권 이유

“일어나면 씻고 회사에 가잖아. 일하고, 주말에는 친구들 만나고, 교회 가고, 책 읽고, 한 달에 한두 번 엄마 만나러 집에 가고 그렇게 지내는데. 그러다 보면 뭔가를 하는 게 아니고 해야 하는 느낌일 때가 있더라고. 회사에 가야 하고, 친구들을 만나야 하고, 교회를 가야 하고, 책을 읽어야 하고, 엄마를 만나러 가야 하는 것처럼. 마치 끌려다닌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숨고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다 보면 이 쳇바퀴를 뚫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것 같아."


엄마와 점심을 먹다가 이야기하다 여행 가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인도 생각이 났다. 넉넉하게 주어진 시간을 새로운 곳에 가는 것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굳이 인도 생각이 났다. 그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다. 가끔씩 내 일상을 어지럽히고 아련하게 만드는 그리움을 진원지에서 꺼내어 보고 싶었다. 그러면 해갈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잡을 수 없던 과거의 시간. 미래의 시간을 소비해서 잠깐이라도 되찾고 싶은 기분이랄까. 나에게 인도는 그런 곳이었다.

이전 03화 02.후유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