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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Jang Jul 04. 2024

삶은 평평하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있다. 왠지 운수가 좋았지만 결국 그렇지 않았다. 

나에게는 한 가지 징크스가 있다. 별일이 없어 행복하다 싶을 때 뭔가 일이 생긴다.


어제도 그랬다.


일을 하면서 다른 것은 해 나가면 되는데 꼭 법과 관련된 일이 발생하면 참으로 곤란하다.

법률 전문가도 아닌데 법을 해석하고 이행해야 할 때는 그 무게가 무거워진다.

어릴 적에는 법이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법률의 글자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왠지 모르게 행복하게 출근하게 된 아침, 별안간 닥친 골치 아픈 일은, 인생이 나에게 충고를 해주는 느낌이다.


너무 기뻐하지도 너무 슬퍼하지도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삶을 사람들은 길에 비유한다. 삶의 길을 가다 보면 언덕도 나오고 내리막도 나오며 비가 오기도 하고 눈이 내리기도 한다. 돌이켜보면 날씨 좋은 날 평평한 길을 걷는 날이 며칠이나 될 것이며 그런 날조차 걷지 않으면 삶을 살아갈 수 없다. 결국 걸어야 하는 게 인생이다. 아무리 걷기 좋은 날이라도 걸음은 걸어야 하고 다리는 아프다. 거기에 언덕이 나타나면 더욱 힘들다. 오히려 비가 오지 않으면 다행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다행이다. 이 말이 긍정과 부정을 가르는 이정표다. 다리가 아프다고 투덜거리며 걷는 사람과 비라도 오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하며 걷는 사람은 아마도 표정과 태도가 다를 것이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멀리서 보면 인생은 평평한 길이다. 오르막만큼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아마 산행을 해본 사람들은 다 알 것이다. 산행을 시작하여 오르막과 내리막을 다니다 보면 결국 산행을 마치게 되고 걷기가 끝나는 지점은 결국 출발점이다. +,-를 해보면 0이다.


내 앞에 있는 오늘의 이 장애물도 결국은 지나갈 것이다.

생각해 봐야 스트레스만 쌓인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결국 인생이라는 길 위의 작은 오르막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하루를 살아야겠다. 날씨도 좋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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