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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규현 Oct 11. 2016

대출받아서,
아내를 학원에 보내다

욕심을 내지 않으니 포기하고, 투자하게 된다.

아내의 꿈 찾아주고 백수 되고픈 남편의 기획 노트입니다. 아꼼은 아내의 애칭입니다.


출근 전에 서둘러서 예적금 담보대출 60만원을 받았다. 쿠킹 스튜디오 심화반에 다니겠다는 아꼼에게, 대출금에 40만원을 더하여 총 100만원을 보냈다. 수강 TO가 입금순이라서 빨리 보내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야만 하였다. 예전 같으면 생각하지도 않았을 대출이다. 나의 계산 실수로 6개월간 무리한 저축을 하게 되었고, 기다리던 투자기회가 있어 여유 자금을 모두 투자하고 융통할 수 있는 현금이 0원이었다. 용돈 외에는 여유돈이 없었던 상황이었다.


포기하니 투자하게 되었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으면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게다가 하고 싶은 일이 많다. 그래서 배우고 싶은 일들도 많다. 그에 따라 저축도 하고 차근차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내가 배우기 위해서 대출까지 받는 일은 상상 조차 못했었다. 대출받고 3주 뒤에 갚게 될 대출금 수준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런데 그만한 여유돈도 없다는 점 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될 줄 알았다.


스트레스는 없었다. 그 이유는 안정적인 삶을 누리면서, 무엇 하나 포기 못하는 게 바보 같았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항상 여러 갈래의 길을 생각하고, 그에 따른 준비를 해야 하고 준비 상황에 따라 나 자신을 평가하였다. 그렇지만, 아내의 꿈에 투자하는 일은 길이 하나였다. 길이 하나이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되고 포기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빠른 계산이 되었다. 좀 더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니깐 그런 건가? 따지고 보면 3자가 아닌데 말이다. 내가 포기한 게 아닌데, 왜 "포기"라는 단어가 맞다고 생각되는 거지? 아내의 꿈에 내 꿈을 실으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생각하니 "포기"가 맞았다. 몇 개월 있다 수강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한 달이라도 빨리 수강해두면 아내가 그만큼 더 많은 시간을 확보하게 된다. 내가 용돈 덜 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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