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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기녀 Jun 13. 2022

퇴사선배의 90일 간의 어른방학,

자유를 찾아 나를 찾아 떠난 퇴사여행 기록모음 zip.

브런치 첫 발행글 : ) 설렘

앞으로는 주로 "향" "식물" "아로마"에 대한 글을 주로 쓸 계획인데 첫글 발행은 무언가 번외편으로 하고싶었던 기록으로 시작해보고 싶어서 써봅니다.

 

퇴사후, 90일간의 어른방학을 보내며 동안 놀았던 방학일지. 벌써 작년이네요. 현 월급노예로써 지난날의 짜릿했던 어른방학을 그리워하며 적어봅니다. 다시 있을 어른방학을 보내기를 고대해 봅니다 ^^ 놀다가 일하면 또 일할맛 나거덩요. 어른방학동안 기록했던 기록일지를 다시 보니 정말 저때는 숨만 쉬어도 행복했구나. 공기가 달았구나. 자유했구나. 그 존재 자체로 존재했구나. 그 설렘이 아직도 랜선을 뚫고 느껴져서 좋다. 두고두고 다시 꺼내봐야지. (덧, 퇴사를 종용하는 글이 아닙니다. 퇴사프로젝트의 개인적인 소회)






회사에 있는 시간이 아까운데요?

그렇게 시작된 90일간의 [어른방학]


회사를 그만두었다. 월급은 따박따박 나오는데 계속 회사에 갇혀있는 것 같았고, 점심에 뭐 먹을지 하는 매일의 고민들도 시시하게 느껴졌다. 왠지 회사에 몸만 있는 그 시간이 아까웠다. 돈버는 피시방인가. 무언가 정체되고 고여있는 느낌. 안주하는 느낌.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들도 물론 많았지만 뭔가 계속 반복되고 정체되는 숨은 쉬고있지만 늙어가는 후퇴되는 그런 느낌이 싫었다. 아직도 젊다고 생각했기에.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호기로움.




우여곡절끝에 그리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회사에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겠다는 (명목상으로는) 새로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시대로 나아가는 시류에 합류하겠노라 데이터 쪽 공부하고 싶다고 그만뒀다.


그렇게 가열차게 새로운 인생을 찾게노라 사표를 내고 어른방학에 돌입했다. 다들 코로나시국에 왜 때문에 대기업 그만두냐며 만류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사춘기는 3,6,9로 오는거라며 만류했지만 어쩌겠어. 내가 회사다니기 싫은데. 좀 쉬고 싶다는데. 그만뒀다. (물론, 엄마 몰래. 울엄마 지금도 모르심. 엄마 미안. 사랑해요. 지구에서 가장많이)



퇴사를 한다고 했을 때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고 부럽다고 축하하는 사람들 반. 밖은 춥다며 다들 "아깝지 않냐?"는 반응이 반이었다. 아니에요. 지금 마음 뜬 회사에 다니는게 그게 더 시간이 아까운 거에요. 그랬어요. (결혼안하고, 처자식 없을때 가능. 서두르세요)



웃음 팔며 회사를 다니면서 회사에서의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 하고 단계적으로 본격적으로 퇴사를 준비했다.  퇴사 준비 단계로 일단 퇴사 전에 “밑미”라는 습관 리추얼 프로그램에 등록했다. (*밑미는 매일 아침 생산적인 일이 하고 싶은 사람들의 느슨한 연대 온라인 모임인데.  리추얼메이커가 이끄는 단톡방에 매일 아침의 운동과 한줄필사 등을 인증하는 플랫폼이다.)  

매일 출근하는 곳이 없다면 늘어지게 늦잠을 자는 매일의 호사를 누리는 내가 눈에 선했기에. 매일 2시까지 넷플릭스를 보다가 아침 11시 즈음일어나 밥 대충 먹고, 티비 좀 보다가 다시 자고 다음날이 되는 내 인생 처음 백수시기를 그렇게 진짜 “백수”처럼 보내고 싶진 않았다. 강제 기상 프로그램 신청!! 밑미 로그인.






퇴사가 내 인생의

프로젝트가 된다면?


일만하던 인생에서 나에대한 선물로 3달만 놀자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로 생각하고 어른방학일지용으로 인스타그램 계정도 가열차게 하나 팠다.




퇴사선배. 백수계정 바로가기

90일간의 퇴사여행일지 기록 zip.



그리고 찬찬히 버킷리스트를 적어나갔다. 백수가 골병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하고 싶은것 이것저것 다해보고 다시 돌아가자. 백수도 프로젝트가 될수 있다면? “어른방학” 이라는 테마로 무언가 나를 찾는 여정. 내가 해보고 싶었던것들에 도전해보는 여정이라면? 90일간의 나를 찾는 여정.


(퇴사 이모티콘 쓰는 것 만으로도 서터레스 풀리는 매직)





어른도 방학이 필요합니다


내 이름 석자가. 회사라는 타이틀과 직급, 연차를 빼고나서 나는 무엇으로 존재할 수 있을까? 나는 누구이고 무엇이고 앞으로 남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 회사원 김모양이 아니면 나는 누구일까? 나는 무엇일까? 나는 나의 삶의 목표를 내가 하고싶은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리고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나는 답을 내렸다. 그래 나를 찾자.







삶의 목표는 풍성하게 "존재"하는 것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도 자유롭고 말랑한 그리고 유연한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어른방학. 부모님을 제외하고 나의 퇴사 소식을 전한 몇몇 친구들에게. 생존형 공식적인 퇴사선물 삥이자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어서 나에게 퇴사선물주기 이벤트를 열었다. 내가 퇴사했으니깐 선물 좀 줄래?


퇴사선물 이벤트를 걸었을때 돌아온 다양하고 재미난 반응들. (막상 말할사람이 없어서 너무 심심해서 그래. 너네도 퇴사해봐) 퇴사 축하한다며 다들 부러워하면서 선물준거 너무 웃김. 이벤트야 얘들아. 재밌지?





1등 선물. 퇴사선물주기 이벤트라는 명목으로 친구들에게 공식적으로 삥을 뜯었다




그리고 난생처음으로 무직이라는 타이틀로 백수하기로 시작한 그날. 몹시 불안 초조 불안할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 왠걸. 공기가 달았다. 매일 빠르게 빠르게를 외치고 ASAP에 시달려야만 했던 지난날들은 모두 안녕. 그 해내야만 했던 환경에서 벗어나 AS SOON AS POSSIBLE 티셔츠를 입고 호기롭게 반항?을 몸으로 표현해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시간속에서 내가 하고 내 삶을 내가 조율하고 계획하고 나의 템포대로 살게 되었다




다리지 않고 입어야 간지지.




별거 아닌 일상이 너무 행복하고, 남들 일할때 쉬는게 이맛이구나. 지금까지 왜 때문에 나는 그렇게 정신없이 살았었나?


무엇보다. 월요병이 없다. 휴가를 안써도 된다.

24시간이 온전히 내 시간이다.



평소에 자주 방문하여 산신령같은 인생을 사는 블로거. 책을 읽거나 술을 마시거나, 잔다. (간지나쥬?)

부러워 했던 블로그님. 이제 나도 이렇게 할 수 있지롱. 하며 부러워 하지 않고. 읽고 싶었던 책도 마음 껏 읽었다. 그리고 책도 그냥 안읽었다. 과일독서라 칭하며 책도 과일이랑 색깔을 깔맞춤해서 읽었다. 빨간책이랑 딸기먹기. 주황책이랑 귤먹기와 같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 찾기. (내가 생각할때 사치롭고 재미난 독서법, 사실 입이 심심해서 였겠지만)




난생처음하는 백수프로젝트에서 가열차게 놀기위한 그간 해보고싶었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썼다. 수능 전에 이루고 싶은 꿈들을 이루는 버킷리스트를 썼던 때처럼 너무 기뻤고 오랜만에 설렜다. 쓰다보니 사실 별게 없었다.


소소했다. 별보러가기. 템플스테이. 점심은 선배들 지갑털기로 해결하기. 룰렛돌려서 아무곳에나 여행가기. 도보여행가기. 아빠는 그레이로 아빠 패션 환골탈태하기. 써내려가다보니 사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하고 싶었다. 여유롭고 자유로울 때 할 수 있는 것들. 지금 생각해보면 하필 코로나시국일때 그만둬서 해외여행도 마음껏 못가는게 큰 아쉬운점이 었지만, 대한민국 곳곳을 구석구석 볼 수 있는 기회라고 그때는 행복회로를 돌렸었다.




별보러가기 빠지면 섭하징 : ) 돌려돌려 돌림판으로 진짜 영화에서 나온것처럼 룰렛 돌려서 나온데로 여행을 가기도 했다. 그렇게 대책없이 안동 여행도 떠나보고. 그리고 그 다음 버킷리스트 클리어를 위해 하루하루 신이 나게 보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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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방학 에피소드는 앞으로 계속됩니다

놀았던 생각 추억 곱씹는 것 만으로도 큰 힐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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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 기능은 없네요 




#어른방학 #향기녀 #백수프로젝트 #백수일지 #퇴사여행 #퇴사선배 #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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