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뒤 펜을 들었다면, 당신은 이미 독서가다!

혼독 - 혼자라면, 읽을 때다 31

by 리치보이 richboy

제3부. 독서가가 되고 싶다면



31. 독서가로 거듭나는 절차탁마切磋琢磨 독서법 (5)



읽은 뒤 펜을 들었다면, 당신은 이미 독서가다!



마磨, 조각을 닦고 윤내서 완성하기

- 읽어서 배우고 느낀 바를 글로, 말로 아웃풋 oytput 하며 독서를 완성하는 시기

- 리뷰 쓰기, 글쓰기, 말하기를 익히는 시기

- 읽은 바에 대해 토론하기




“책 한 권 읽은 사람은 두 권 읽은 사람의 지도를 받게 돼 있다.” - 아브라함 링컨



‘인디언 기우제’라는 우화가 있다. 이 우화는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꼭 비가 온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다. 이야기인 즉 이렇다. 한 토속 학자가 어떤 인디언 부족이 기우제를 지면 꼭 비가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행태를 조사했다. 알고 봤더니 이들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냈던 것이다. 내가 정한 시간도 하루에 두 번은 맞고, 바늘로 코끼리를 죽이는 방법은 죽을 때까지 바늘로 찌른다는 우스갯소리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뜻한 바가 있다면 될 때까지 한결같은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TV 프로그램 중에 <생활의 달인>이 있다. 만두를 맛있고 빨리 만드는 달인, 병뚜껑을 잘 따는 달인, 타이어 운반의 달인 등 한 치의 빈틈이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내는 그들을 지켜보자면 혀가 자연스레 내둘러진다. 어느 업종이고 달인達人이 없는 업종이 없고, 그들의 실력은 말 그대로 일당백一當百이다. 그렇다면 생활의 달인達人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필경 꽤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일에 열중하다 보니 자연스레 실력이 늘었고, 어느 경지에 이르러서는 이른바 도道가 트인 것이다. 달인들도 처음에는 ‘우연히’ 혹은 ‘당장 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 그 일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랜 세월을 꾸준히 일하면서 ‘이젠 몸에 익은 일’이 된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많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하는 법’을 찾다 보니 자연스레 남들이 말하는 달인達人의 경지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직업마다 다른 달인들의 공통점이 하다 있다면, 이들 모두 쌩초보에 제일 낮은 급여로 시작했지만, 달인達人이 된 지금은 큰 업체의 사장 자리에 오르거나, 최소한 업체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달인達人들은 자신의 일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돌덩어리에서 조각상으로 거듭나는 마지막 과정인 윤내기 마磨의 단계 역시 반복을 강조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 책을 즐겨 읽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단지 즐거움에 그치면 언젠가 다른 이유로 책 읽기를 멈추기가 쉽다. 책 읽기에 뜻을 두지 않아서다. 종신여시(終身如是)라는 말처럼 보통 사람들은 대개 처음엔 그럴싸하게 이를 시작하지만 마지막에 가선 초심(初心)이 흐려져서 마무리를 잘 못해 용두사미가 되는 게 태반이다. 누구나 초심은 강하다. 그러나 뒷심까지 이어져야 한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각 시점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을 잘 마무리하면서 삶을 한 단계씩 매듭지으며 앞을 향해 나아간다. 그래서 매듭을 확실하게 짓는 습관이나 능력은 참으로 중요하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순수하게 킬링 타임용으로 책을 읽을 수도 있지만, 뜻을 두고 책을 읽으면 자신의 업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고 나아가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 훌륭한 조언자이자 친구를 만들 수 있다.


“당신의 서재는 당신의 초상이다.(Your library is your portrait)”

-영국의 작가 잭슨 홀브룩(Holbrook Jackson)


절. 차. 탁. 마의 과정을 거쳐 독서가로 거듭나고 있는 당신.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할 차례다. 책을 읽는 습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면 독서가로 거듭나는 마지막 과제인 ‘아웃풋 output으로 소통하기‘가 남겨둔 셈이다. 독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저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답게 스스로 사고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 생각하는 습관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능력이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라’, ‘이 길로 가면 안전하다’고 충고해 주는 부모님의 충고나 지인들의 조언을 따를 수만은 없다. 성인이라면 스스로의 판단에 전적으로 의존해 선택을 하고 삶을 꾸려가야 한다.


우리가 특별히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고 책을 읽는 와중에도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화학반응’이 일어나 사고가 점점 확장되어 간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생각이 이리저리 가치를 쳐서 때로는 공감을 하고 반론을 하고 내용을 나름대로 편집해 가며 바삐 움직인다.

결과적으로는 독서를 하는 동안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분주하게 화학작용이 일어나 사고가 확장되는 것이다. 이 사고 과정을 그냥 내버려 두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고 느낀 것들이 고스란히 망각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독일의 헤르만 에비 하우스라는 심리학자가 인간의 사고 과정과 망각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망각곡선’이라는 개념을 고안했다. 망각곡선이란 기억과 망각의 시간적 관계를 나타낸 곡선 그래프를 일컫는데,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하기만 하고 ‘반복 작업’을 하지 않을 경우 불과 20분 만에 42%가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1시간이 경과하면 약 56%가, 1주일이 지나면 70%가 머릿속에서 지워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제아무리 책을 읽어도 따로 기억하지 않으면 어느새 망각 속으로 허무하게 사라지고 만다는 것이다. 이러한 망각 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아웃풋 output을 통한 소통’이다.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이 망각 속으로 사라지기 전에 사고를 정리하고 깔끔하게 편집해서 따로 글로 쓰던지, 다른 사람에게 말로 전해서 소통하는 습관을 기르면 독서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내 생각으로 숙성시켜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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