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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Feb 03. 2023

[감상]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

사랑이란 보편적인 감정일까, 

(스포 포함) 


TV 채널을 하염없이 돌리다 우연히 마주친 영화 소개 프로그램, 

거기서 나는 그 때, 이 영화와 만났다. 


이프 온니, 어바웃 타임과 같은 시간 여행 영화의 기출변형 같은 스토리, 

나의 시간과 너의 시간은 반대로 가는 이야기였다. 

짤막한 영화 소개 영상에 그만 홀려 버렸다. 

워낙 엑기스만 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full movie를 보고 싶었고 어디서 볼까 고민하며 검색하다 원작 책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 폭의 순정만화 같은 표지, 

얇고 가벼운 책, 과연 이 얇은 책 안에 그 심오한 러브스토리가 다 담겨있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득 머금은 채 한 페이지씩 가벼이 넘기기 시작하였다. 



화자는 남자 주인공인 다카토시, 

갓 20대가 된 모쏠 남자의 심리를 너무도 현실적으로 묘사한다. 

그가 사랑에 빠져 느끼는 감정들은 내가 느꼈던 감정과 전혀 다를 바 없는 표현임을 깨달으며 묘한 궁금증이 생겼다. 


사랑이란, 어쩌면,

사회화의 결과인걸까, 호르몬의 효과인걸까, 

사랑이란 감정은 누구에게나 비슷한 것일까, 혹은 각기 다른 것인데 활자로 표현함에 있어 사회화 되고 관용적인 표현들을 하릴 없이 사용하는 것일까, 


숭고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랑이 한낱(?) 사회화나 호르몬에 따른 것일 수도 있단 생각에 이르니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떻게 그 순간에 대한 묘사가 이렇게 구구절절 와닿을 수 밖에 없는지가 도통 신기할 따름이었다. 

고지식한, 활자에 익숙한 내가 지나치게 사회화된 결과일까, 이런 나의 폐부를 찌를만큼 작가와 역자가 소름끼치도록 관통하는 표현을 사용한 것일까, 


나름 철학적이고 진중한 상념에 잠겨있는 것도 한 순간,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궁금하여 페이지를 넘기기 바빴다. 


상상이 잘 가지 않았다. 

나의 내일이, 너의 어제다. 

내일의 너는 나를 처음 마주하게 된다. 모든 것은 기록에 의해 짜맞추듯 행동한다. 

심지어 중간에 다카토시의 집에 에미가 예언서를 흘리고 가는 장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도한 행동이라고 밖에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것 마저 각본에 있는 것이겠지. 



평생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매우 로맨틱하지만, 

여러가지 복잡다단한 상황으로 인해 첫 사랑과 백년해로를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물론 지금 문득 일어나 현재와 과거를 반추해보며 '가장' 사랑한 사람을 꼽는 것은 가능하겠다만,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좋아함 또는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는 것은  최소한 내 주변에선 보지 못 하였다. 

그런데 이 주인공들은 거꾸로 가는 시간 속에서 평생 서로만을 애틋하게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래서 더 눈물을 자아낼 수 밖에 없는 애절한 사랑이야기로 마무리 되지 않을까 싶다. 



서슴없이 감상을 나열하였지만,  

사랑이 사회화든, 호르몬이든, 

그 원천이 뭐인지가 과연 정말 중요한걸까, 




미친 사랑을 하다,

이러다 생을 마감한다면, 여한이란게 남아있을리 없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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