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 하는 사람끼리 왜 그러냐?

병원은 사람을 살리는 곳도 되지만 상처를 받는 곳이기도 하다.

by 라리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어려운 장면이나 무서운 장면들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싶을 때가 있다. 특히 연기자들은 그렇게 보이기 위해 실제처럼 연기를 하고, 감독들은 배우들의 연기를 빛내기 위해 연출을 한다.

바로 얼마 전 등장한 중증외상센터 드라마처럼 말이다.


그 안에 또 여러 합을 맞추는 사람들이 많다. 연기는 단 하나의 배우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렇듯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모를 합이라는 게 존재한다. 우리 의료진들에게도 뭔가 있다. 합을 이루는 뭔가가 근데 그 합이 어쩔 땐 도움 되기보다 더 힘들게 만들 때도 있다.


어떤 현장보다도 더 치열하고 빠르게 그리고 무엇보다 정확해야 하는 곳! 병원이라는 곳에서 의료진들은 하루하루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그 일을 더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전자차트와 서로 소통을 위한 창구들을 마련했음에도 여전히 불통이 존재하고 소통오류로 인한 의료사고도 계속 발생한다.


특히나 3교대를 하는 간호사들은 인계를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사이가 나쁠수록 오류 나는 횟수가 정비례하다. 우스개 소리 같지만 진짜 그렇다.



연재를 하다가 갑자기 멈춘 이유 역시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트러블로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불편할까 봐 참고 있다가 한꺼번에 터져 나와버린 불편한 마음들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좋아질 수 있을까? 기대를 안 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조금이라도 했건만 역시나 별 달라질 것 없는 하루하루라 그전보다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


24년 12월 24일쯤 쓰다가 말았던 내용들이다.

여러 가지 일들로 골치 아픈 그때 주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더 아픈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나의 정신은 무너져갔다. 하염없이 바닥으로 쏟구치는 나를 일으켜 세운건 다름 아님 엄마였다.


정신 차리라고 모진 말을 퍼붓다가도 저런 인간 같지도 않은 것들에게 당하고 산다고 혀를 끌끌 차며 자신보다 아까운 자녀를 호대게 야단친다. 자신이 그렇게 키운 것만 같아서 남들에게 피해 주지 말라고 가르쳤더니 오히려 그들이 내 딸에게 피해를 주니 억장이 무너지는 애미 맘을 오죽 알까?


나는 다시 일어나야만 했다. 그렇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25년 지금 4월이다. 그 매섭던 추위가 점점 꺾이듯 나의 인생에도 봄이 찾아오려나보다.


그렇게 나를 못 살게 굴던 것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나와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뒤에서 호박씨를 까더라도 내 앞에서만은 웃었다.


꼭 사이가 좋을 필요도 없지만 업무 효율을 봤을 때 같이 일하는 사이가 좋지 않으면 일을 그르칠 때가 많았다. 감성이 많아서 그런지 일할 때 상대방에 따라 태도나 기분이 달라졌다. 그게 일에 반영되어 많은 영향을 주었다.


나만 그럴 거라는 생각은 안 든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유도 같다. 세상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매번 어렵고 또 넘기 힘든 고비를 넘어가야 그다음이 있다는 걸 마흔이 넘어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점점 단단해질 나의 마음에게 어차피 인생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는 건 내 마음뿐이라 이제부터는 내가 나를 기분 좋게 대해주기로 했다. 이쁜 것들 내가 이뻐지는 것들 그런 것들로 나를 꾸며주며 내가 나를 아껴주었다. 그랬더니 점점 주변이 달라졌다.


혹시 주변사람들과 트러블로 고생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그들은 당신에게 겁을 먹은 거라 혹시나 자신의 마음이 들킬까 봐 더 그렇게 못되게 행동하는 거라는 거 그들의 행동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나를 더 가꾸라는 거 그러면 주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씩 바꿀 거라는 거 잊지 마시기를


당신은 당신일 때가 가장 아름다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