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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덕팔이 누나 Apr 05. 2020

방귀 뀌는 강아지, 트림하는 강아지

강아지 몸의 언어를 이해해보자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겪어봤을 일상 중 하나일 테고, 강아지를 안 키워본 사람이라면 매우 놀라운 사실인 강아지가 내는 몸의 소리들. 강아지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방귀 뀌고, 하품하고, 트림하고, 한숨 쉬고 할 거 다 한다. 귀여울 거 같다고? 그들의 입냄새와 방귀 냄새는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상상 초월이다! 사랑의 힘은 많은 것을 감싸줄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얼굴에 직방으로 푸슉 하고 방귀 뀜을 당하면 그 어느 누구라도 얼굴이 찌푸려지며 조금은 화가 날 것이다. 오늘은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이들에게 환상을 깨 주는 강아지가 내는 몸의 소리와 그 의미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방귀 뀌고 왜 네가 놀래는데?

강아지들의 방귀소리를 들어본 사람은 그 소리가 생각보다 사람과 다를 게 없다는 사실에 매우 놀랄 것이다. 뽕, 뿡, 뿌아앙, 빠바박! 등 그 소리와 냄새의 유형은 사람만큼이나  다양하다. 설명에 의하면 강아지들이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방귀 횟수와 냄새가 달라진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아침으로 먹고자 쪄놓은 계란과 고구마를 식탁에 기어올라가 몰래 훔쳐먹은 날, 덕팔이는 온 집에 유황온천에서나 맡을법한 고릿 고릿한 냄새를 흩뿌리고 다녔다. 고구마가 변비에 좋은 건 사람이나 개나 마찬가지인 건지 이 날따라 3보에 1 방귀를 뀌는 탓에, 이러다 조만간 방귀로 추진력을 얻어 날아가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까지 했다.


일부 강아지들은 본인이 방귀를 뀌고 화들짝 놀래기도 한다. 덕팔이 이전에 키우던 헤일로의 경우 자다가 '뽕' 하고 방귀를 뀌고서는 깜짝 놀라며 일어나기도 했다. 이런 모습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염치없는 덕팔이는 엉덩이를 내 얼굴에 붙이고 자는 것도 모자라 봐박박밝 하고 연타발 방귀를 얼굴에 쏴주기도 한다. 복수하기 위해 방귀를 모았다가 덕팔이 앞에서 뿡하고 뀌어줘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로.


아이고 잘 먹었습니다 '끄으으으윽'

밥 잘 먹고 끄으으윽 소리 내는 존재는 회사 차부장님한테만 해당되는 일 인주 알았다. 개 덕팔을 만나기 전까지는. 덕팔이는 사료 호불호가 있기는 한데, 본인한테 잘 맞는 사료를 줄 경우 국밥을 순삭 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처럼 후루룩 마시는 편이다. 밥 잘 먹는 모습까지는 너무 예쁜데 뒤돌아서며 '끄어억' 하고 '챱챱' 소리를 내는 모습을 보면 점심을 먹고 이를 쑤시는 부장님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어릴 때는 귀여워 보이기만 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아저씨처럼 보여서 트림하는 모습을 볼 때면 풋하고 웃음이 터진다.


뭐 훔쳐먹은 것도 없는데 '딸꾹'

어린 강아지 시절 덕팔이는 하루에 한 번씩 딸꾹질을 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당시 나는 온몸을 들썩 들썩이며 딸꾹질을 하는 덕팔이가 안쓰러워 등을 토닥토닥하고는 했는데 다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딸꾹질은 강아지들의 아주 평범한 생리현상 중 하나뿐임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는 딸꾹질을 하는 모습이 귀여워서 그냥 지켜만 보았다. 강아지들의 딸꾹질은 성견이 되면서 점차 그 횟수가 줄고 사라지게 된다. 요즘은 한 달에 한번 정도 딸꾹질을 할까 말까 하는 정도. 얼마나 귀엽냐면, 딸꾹질하는 모습을 많이 찍어둘걸 하고 후회가 될 정도로 너무나도 귀엽다. 혹시 지금 어린 강아지를 키우고 있다면 딸꾹질하는 모습을 많이 기록 해두길!  

정말 너어어어어무 귀엽다


흐아아아암~ 누나 난 지금 좀 스트레스받는 것 같아

산책하고, 먹고, 자고, 가끔 주인의 요구에 맞추어 훈련된 행동을 보이는 강아지들의 하루는 딱히 피곤할 것도 없을 거 같은데 뭐가 그리 피곤한지 하품을 쩍쩍하는 모습을 보이고는 한다. 특히 주말에 아이들과 신나게 놀아주고자 멀리 떠나는 경우 하품하는 모습을 더 자주 보이고는 한다. 하품할 때 나는 소리는 사람의 흐아암과 비슷하기도 하고, 조금은 더 격렬한 소리가 나기도 한다. 강아지의 하품은 졸려서 하기보다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을 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한다. 다른 강아지들과 노는 것이 스트레스인지, 놀러 가는 과정이 스트레스인 건지 알 수가 없는 누나는 그저 하품을 귀엽게 지켜만 볼 뿐! 노는 게 스트레스라니 이해할 수가 없다.


아휴........ 내 한숨은 아무 이유 없어 그니까 신경 꺼

덕팔이는 본인이 원하는 상황이 (예를 들자면 앉아를 했는데 간식이 바로 안 나오면) 될 때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한다. 처음엔 내가 한심해서인가? 하고 의심했지만 곧 별 의미 없이 내쉬는 한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필이면 타이밍이 꼭 내가 무언가를 실수하거나, 나마저도 찔리는 상황 - 늦잠 자거나 할 때 한숨을 쉬어서 내가 더 하찮게 느껴지게 하는 이 녀석. 강아지는 가족한테 서열을 매긴다고 하는데, 그 원리로 따졌을 때 내가 덕팔이보다 한수 아래인 거로 여겨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정말 억울한데?  

번외로 코골이 소리도 귀엽다


뿌드득 뿌드득, 오늘따라 몸이 좀 결리네

강아지들도 스트레칭할 때 뼈 마디마디가 맞춰지는 뿌득거리는 소리가 난다! 가끔 발가락 사이사이를 스트레칭해주고는 하는데 사람 마사지할 때 나는 발가락 뽑기 소리처럼 뚜둑! 뚜둑! 하고 관절이 꺾이는 소리도 나는 거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 강아지들도 뼈가 맞춰질 때 시원함을 느낄까? 분명한 건 마사지 자체는 굉장히 즐긴다는 것이다. 사람이나 강아지나 남의 손길을 즐기는 건 매한가지다.


뭔 소린덜 안귀엽겠어? 내가 이렇게 귀여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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