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당신의 이야기

by 뚜솔윤베씨

' 눈에는 눈, 이에는 이 ' 과연 이 말이 육아에도 적용될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눈눈이이'육아를 해 온 사람 중 하나이다. 언제부턴가 솔이가 호기심이 확장되면서, 그리고 자아가 성장하면서 솔이는 세상을 겁 없이 탐구하기 시작했다. 늘 뺏기기만 하던 솔이가, 늘 밀치기를 당하던 솔이가 엄마를 대상으로 조금씩 반격에 나서더니 어느새 건강한 공격성을 장착했다. 그러면서 인가 기저귀 갈고 있는 엄마 눈을 찌르고, 콧구멍을 쑤시고, 안경을 뭉개버리는 일이 잦아졌다. 그럴 때마다 적절한 이유를 대면 그 행동을 정정해주고 솔이의 마음을 읽어주긴 했지만 나도 한 번씩 빡 칠 때가 있었다.









그럴 때 철저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육아를 했었다. 솔이가 나를 너무 아프게 할 때는 똑같이 솔이에게 응징하기도 했다. 남편은 유치하다고 싸우지 말라고 하지만 맞는 말이다. 나는 종종 솔이랑 육체적으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한다. 언젠가 시어머니와 영상 통화를 하고 있는데 솔이가 플라스틱 부채를 세워 내 머리를 콕하고 찍은 적이 있었다. 얼마나 아픈지, 잠시 망설임도 없이 나도 똑같이 부채 모서리로 솔이 이마를 콕했더니 그 자리에서 대성통곡을 한다. 그러곤 나는 솔이에게 말한다. ' 솔이가 엄마 머리를 때리면 엄마도 지금 솔이처럼 아파, 그러니 때리지 말아요'


이 모습을 보고 시어머니는 나를 계모라고 했다. ㅋㅋㅋㅋㅋ








34개월, 그러니 지난 5월, 6월 솔이의 자기주장은 한층 업그레이드가 됐다. 독립과 의존을 화려하게 넘나들며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그럴 때 솔이가 주로 보인 행동은 물건 집어던지기다. 그 시작은 대충 이렇다. 혼자 옷 입고, 단추 잠그고, 양말 신고, 신발 신고 등 이렇게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했을 때 그 감정에 한 번 맛 들인 뒤로 솔이는 세상 둘도 없이 씩씩하고 독립적이다. 그런데 그게 매번 말처럼 쉽지 않으니 해내고 싶은 마음은 큰데 좌절을 맛보게 되면 소리를 지르다 언제부턴가 그 대상을 집어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와 어떤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싶은데, 엄마 아빠는 자꾸 기다려달라 그러고 또 혼자 해보려니 잘 안되고 오만상 짜증이 났을 때 대체로 그 장난감들은 방바닥을 뒹군다. 막 집어던진다. 지난달에 집어던진 솔이 양말 옷장과 아이스크림가게 장난감들은 아직 치우지도 못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솔이의 감정을 먼저 읽고, 그렇지만 던지는 일은 위험하니 하면 안 된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해도 나의 리액션은 꽤나 괜찮은 거 같은데 솔이한테는 먹히질 않는다.




더 자주, 더 많이 집어던진다.








후 _ 성질이 나도 참고 침착하게 말하는데도 솔이는 눈도 하나 깜짝 안 하고 집어던지기를 클리어한다. 괘씸하다. 그런데 얼마 전 솔이가 뜬금없이 아침부터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고 대성통곡을 한다. 아직 잠이 덜 깼다, 엄마도 옆에 있어라, 뭐 하지 마라, 뭐 해달라 아침에 안 그래도 바쁜데 (요가 수업도 가야 하는데) 떼를 부리길래 그냥 무시하고 외출 준비를 했다. 그랬더니 그게 분하고 서러운지 선크림 바르고 있는 내 방으로 와서는 화장대 같은 서랍을 다 집어던진다. 에라이.




던지기라면 엄마 따라올 사람 없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육아가 또다시 발동됐다. 솔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하나씩 온 마음을 담아 던질 때 나는 보란 듯이 책상을 다 쓸어버렸다. 그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장면. 정말 속이 다 후련했다. 내가 솔이를 혼내고 있는지도 잊을 만큼 시원하게 쓸어버렸다. 그걸 본 솔이가 더 크게 울면서 그 자리에서 오줌을 쌌다. 그러면서 더 울었다.


하, 오늘도 내 육아 오점의 날이 되었구나.










급하게 그런 솔이를 달래고 추스르고 해서 등원을 시켰다. 그날은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방바닥에 널브러진 물건들은 남편이 퇴근하고 방에 불을 켤 때 까지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그리고 월급일이 지나고 이 책을 샀다. [아이 마음에 상처 주지 않는 습관_ 그로잉 맘이다랑]


사자마자 차례 페이지에서 내 상황을 찾아서 읽었다. 이런 부모가 설마 나 하나뿐이겠어라는 마음으로. 이 챕터를 다 옮겨적으려고 한 것은 아닌데 이 글을 누군가는 (나와 같은 부모) 꼭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 책도 추천합니다 )









p.200


[*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 해석하기]


- 아이의 공격성 또는 무례함은 자연스러운 거예요


우리는 사실 문화적 상황 때문에 공격성을 더 불편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어요. (중략) 인간에게 공격성이란 본능이자 에너지의 원동력인 것이지요.


(중략) 세 돌 이전의 아이들이 장난을 치거나 너무 신이 날 때 어른들을 할퀴거나 꼬집으며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무례함'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지요.




어른들은 아이의 공격성을 문제 행동으로 인식하지만, 실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동적인 에너지가 공격성에서 나와요. 그러나 이 공격성을 너무 밖으로 표출하면 과도하게 공격적이 되고, 안으로 숨기면 자신을 공격하는 우울감이 되지요. 아이의 공격성을 무조건 막거나 표현하지 못하게 하면 아이의 마음은 답답해지고 순환이 되지 않아요. 따라서 공격성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공격성을 잘 표현하는 방식을 배워야 하는 거죠.




- 욕구가 좌절될 때도 공격성이 나타나요


공격성은 욕구가 좌절된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충분한 만족을 얻지 못했을 때, 배고프거나 졸릴 때, 혹은 원하는 만큼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했다고 느낄 때, 하고 싶은 것을 충분히 하지 못했을 때 오는 좌절감이 아이의 마음에 공격성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 아이가 공격성을 보일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1. 나 자신과 타인을 아프게 하는 공격성은 제재해요

특히 3세 이전의 아이들이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는 너무 엄하게 훈육하기보다는, 그 행동이 옳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해요. 아이가 자신의 욕구에 대한 좌절로 인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공격적인 행동을 했을 때는 감성은 수용하되, 행동을 제재해야 해요.

2. 아이가 장난으로 때려도 웃으면서 훈육하지 말아요

3. 놀이 중에 보이는 발산적인 공격성은 수용해주세요



[* 부모의 좋은 습관 ]

공격성은 나쁜 것이 아니지만 아이에게는 아직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공격성이 허용되는 상황과 안 되는 상황을 명확하게 구분해주는 것이 좋아요.








하,

취업준비할 때도 이렇게 쩔쩔매지는 않았던 거 같은데, 육아는 정말이지 끝이 없다. 이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부채로 솔이 머리를 콕 찍을 일도, 보란 듯이 책상을 쓸어버려 딸이 두려움에 소변 실수를 하는 일도 없었을 텐데. ( 과연 그럴까, 육아는 현실. 그렇담 두 번 읽으면 되겠다)

솔이와의 매 순간이 내게는 챌린 지하다. 솔이를 조금만 더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솔이의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음을 알 텐데, 그게 어렵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늘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하는 듯해 언제나 한 눈 팔 생각이 먼저 들게 한다. 엄마 노릇을 좀 잘했다 싶으면 어느 순간엔 꼭 혼자서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채워야 하는 일처럼 아직도 육아는 내게 그렇다. 쉽지 않다. 쉬워질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나는 솔이를 더 건강하게 이해하고 사랑하고 싶다. 그게 내 모든 행동의 이유이다. 나는 내 뜻대로 엄마가 되었고, 그것도 다른 누군가가 아닌 솔이의 엄마가 되었고 그 일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케이블카도 없는 설악산을, 지리산을, 북한산을 슈퍼 가는 차림으로 오르는 느낌. 고개고개 넘어가면 어디에 닿을지 : )


하, 내일은 더 잘해 봐야지. 그래도 오늘 아침엔 일주일 만에 등원하는 솔이의 투정도 다 받아주고 토닥여주고 기분 좋게 등원시켰다. (스스로 잘했다고 계속 생각했음) 뭐, 많이 참아서 집에 돌아와 물구나무서기를 엄청 해대긴 했지만 그래도 나 나름대로 잘 다듬어지고 있다. 나도 내가 원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다. 책 많이 읽고 연습 같은 실전을 겪으며 나도 성장해야지, 솔이도 크고 나도 크고.



오늘의 글을 여기서 끝.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솔이와의 모든 시간은 나를 더 강한 사람으로 만든다. 그 무엇도 포기하지 않는 사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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