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가 끝나면

그날이 오기 전에

by 이종범

Age_60

Risk_대책 없는 퇴직



수평선 끝으로 해가 넘어갈 때면 금빛으로 물든 하늘을 볼 수 있다. 낙조(落照)다

낙조는 황혼의 시간이 오기 전 마지막 금빛으로 다가온다.

《황혼》
해가지고 밤이 찾아오는 무렵을 뜻하는 것으로, 고대 중국의 12 간지 시각 체계의 시간대인 戌(술, 19시~21시)의 다른 명칭 중 하나에서 유래했다(위키백과)

아늑하고 평온함을 자극하는 금빛엔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난다. 이글거렸던 낮의 기운을 뒤로하고 륜이라는 내공의 힘으로 마지막 금빛을 빚어내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낙조엔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기운이 묻어난다

출처:픽사 베이

하루 중 가장 화려하게 빛이 발산되는 순간이 낙조다. 바라만 보아도 경외감을 자아내는 금빛이 또 있을까? 낙조는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선 이름 없는 돌바위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무명의 돌바위를 배경 삼아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든다. 낙조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상생의 저녁을 만들 뿐 아니라, 새것을 취하기보다, 잊고 있었던 본연의 그것이 가진 힘을 돋보이게 하는 신의 배려다.

"많은 분이 성공에 이르는 지름길과 비법, 특효약을 찾느라 적지 않은 시간을 씁니다. 베트남에서 제가 거둔 성과는 가장 평범하게, 기본부터 철저히 챙기고 노력한 결과죠. 지금 이 시간에도 힘들어하는 한국의 청춘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성공으로 가는 로열 로드(royal road)'를 찾는라 귀한 시간 허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노력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박항서 감독 /jobsN 기사-


그는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과 호흡을 맞춰 월드컵 4강을 만든 코치중 한 사람이다. 이후 그의 축구 인생은 이렇다 할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선수 시절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지만 두드러지게 돋보이는 선수도 아니었다. 어쩌면 일류이기보다는 이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감독으로 퇴장하는가 싶었다. 그랬던 그가 은퇴할 나이 60세에 환영받지 못한 베트남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보란 듯이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는 일을 만들고야 말았다. 마치 낙조의 금 빛처럼 말이다.


동남아시아 축구는 아시아에서도 변방에 지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동남아시아 만의 월드컵이라고 할 수 있는 스즈키컵을 만들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해야 했을까. 베트남도 그중 하나의 국가다. 그랬던 베트남에 축구 광풍을 불게 한 장본인이 박항서 감독이다. 동남아시아 전역에 베트남을 배워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베트남의 자긍심을 한 것 끌어올린 사람이 박항서 감독이다.


가는 세월을 거부할 순 없다. 우리 사회는 나이가 들면 후배들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미덕이고 순리라는 인식이 없지 않다. 60세라는 늦은 나이에 박항서 감독의 현재는 금빛 낙조와 많이 닮아 있다. 낙후된 베트남 축구에, 베트남 정신을 강화시킨 한국 감독, 오죽하면 베트남 총리의 입에서 베트남 정신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칭송의 말이 나왔을까. 베트남 사람들이 가진 정신적 사고, 그들의 기술과 문화를 최대한 수용하면서 축구를 잘하기 위한 기본의 문제를 해결하는 그의 투박한 파파 리더십은 금빛 낙조에 비견할 만한 롤 모델로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꽃들은 저마다 화려하게 피어나는 시점이 다르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10대에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 들어 퇴물 취급을 받는 60세에 타국의 국민적 영웅이 되기도 한다. 박항서 감독의 말처럼 "성공으로 가는 로열 로드(royal road)'를 찾느라 귀한 시간 허비하지 말라"는 그의 충고는, 수많은 난관을 헤치고 노년을 시작한 인생 선배의 소중한 가르침이다. 그가 말하는 성공의 비결은 간단했다. "베트남에서 제가 거둔 성과는 가장 평범하게, 기본부터 철저히 챙기고 노력한 결과죠"


그의 메시지는 성공을 꿈꾸는 청춘이나, 퇴직 후 행복한 삶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메시지다. 너무 기본적인 문제라서 무시했던 것, 너무 평범해서 자랑할 수 없었던 것을, 제일 중요한 덕목으로 생각한 그의 축구 철학은, 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절대로 간과하지 않아야 할, 대 원칙과 통한다. 행복한 노후는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오랜 시간, 기본에 입각하여 착실하게 준비한 사람들이 소유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1. 퇴직 후 알고 지낸 사람들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이 있다면?


2. 일과 관련한 당신의 '신조'는 무엇이었나요?


4. 퇴직 시점까지 꼭 해야 하거나,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5. 그 이유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