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은 다시 시작을 의미한다며...
2018년.. 나는 뭐했지?
연말이 되면 늘 나를 괴롭히는 순간이 찾아온다.
무슨 병인가.. 싶을 정도로 매년 나에게 찾아온다.
바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다.
아마도 나는 현재의 내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래서 이렇게 매년 한숨 섞인 그리고 약간의 우울감이 드는 건 아닐까.
욕심을 버리고 나 자신을 만족하며 후회하지 말고 자신의 삶의 속도로 나아가라-
는 수많은 글과 이야기를 듣는데도
나는 가벼이 쉽게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나 자신을 100% 만족하지 않으며
가끔은 과속이라도 쭉쭉 남보다 앞질러 나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얼마 전에 만난 친한 후배가 내게 한 말이다.
등 뒤에 화살이 꽂힌 것 같았지만 이내 부끄러운 마음이 나를 꽉 채웠다.
어, 인정.
맞다. 나는 딱히 성과라고 내놓을 만한 것이 없었다.
많은 핑곗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었지만 나 자신이 더 초라해질 뿐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정말 2018년 뭐했지?
생계를 위한 돈을 벌었고 후덕해진 몸을 얻었다.
약 6개월가량 구 X 일본어 학습을 했지만 현재 히라가나도 가물가물하다.
투잡을 위해 작년에 구입한 맥북은 11월이 돼서야 1/3 값을 해 냈다.
꾸준히 드로잉 연습을 하자는 마음은 초기에 사라진 지 오래였고
작년보다 더 나은 내가 되자는 의지 또한 꺾인 지 오래였다.
하.. 갑자기 루저가 된 기분이다.
젠장-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한숨이 나오고 불편한 마음이 들며 짜증이 확 난다.
하지만 이게 나다.
어쩔 수 없지만 이게 나다. ㅜㅜ
매년 연말에는 우울감과 상실감이 찾아오지만 신기하게도 또 하나 찾아오는 것이 있다.
바로 설렘과 새로운 에너지.
아마도 인생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는 조금의 희망에서 그러는 건 아닐까 싶다.
'그래, 올해는 실패했지만
내년엔 다시 시작해서 성공하는 거야!'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마음가짐을 하며 내년의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을까?
뭐 어때!
여행 가기 전 짐 싸며 설레는 그 기분처럼
앞으로의 나를 기대하며
인생의 재부팅은 어렵지만
해가 바뀌는 이 시점, 이것을 핑계 삼아 다시 시작해 보는 걸로.
그렇게 다시 힘 내보는 걸로.
올해 초 계획한 내용이 다 무엇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나는 또 책상 앞에서 2019년 계획을 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