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장례식은 어떤 모습일까요?
인터뷰 캠프 28일 차
나의 장례식을 상상해 본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아니었길 바란다. 가족과 친구들이 떠나보냄을 준비할 시간이 적당했으면 좋겠다. 너무 단명하지도 너무 오래 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요즘 큰애는 비혼주의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은 짝을 이루어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서로를 보듬어 줄 수 있는 좋은 짝들을 만나 아늑한 가정을 꾸렸고, 다 같이 와서 추모해 주면 좋겠다. 동창회나 동아리 활동을 끊은 지가 오래되었으니, 친구들이 많이 와서 북적이지는 않을 것 같다. 하긴, 50대 들어서 늦바람이 나서 이런저런 모임을 기웃거렸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내 죽음 덕분에 친구들이 만나 소주 한잔 기울이며 옛날이야기를 하고, 그 안에 나도 같이 기억된다면 좋겠다.
나의 추도사를 상상해 본다. 스스로의 추도사를 쓰는 것은, 그 사람의 미래 인생을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삶이 부족했다 하여도, 앞으로의 삶을 그리는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나의 추도사에는 어떤 내용들이 쓰이면 좋을까. 나는 어떤 남편과 아버지, 친구로 남았으면 할까. 내 인생을 두세 줄의 문장으로 요약한다고 하였을 때, 어떤 단어들로 함축되고 싶을까. 생각이 많아지는 질문이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결국은 이루어내었습니다. 재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시간은 걸렸지만 차츰 해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분야에서 잔잔한 영향력을 펼쳤습니다. 가족을 사랑하였고, 한평생 헌신하였습니다. 이십 대 초에 첫사랑으로 만난 아내와 평생을 함께 하며, 때로는 연인으로, 때로는 친구로, 인생의 반려자가 되어 주었습니다. 서로가 힘든 시기에는 버팀목이 되어주면서 어려운 시절을 잘 이겨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친구 같은 아버지였습니다. 언제든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안식처가 되어주었고, 아이들의 꿈을 믿고 지지하였습니다. 평생 성실하게 살았고, 본인에게는 엄격하고, 상대에게는 관대하였습니다. 모두에게 좋은 친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