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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늘을 시작한다

토닥토닥

by 뾰족달



침대에서 일어나 커튼을 촤르륵 연다.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를 들이킨다.

이불을 가지런히 정리하면 끝.

햇살을 받으며 시작되던 그런 아침은 오래전에 사라졌다.


이불을 개고 요를 개고
그 위에 베개를 쌓고

강아지의 이불을 개고

모든 것들을 한 곳에 쌓고
전기요를 정리하여 꼭대기에 올리고

접어놓았던 의자를 찌그덕 놓는다.

단잠에 필요했던 모든 것들을 쌓아 탑을 만든다.


하루 장사를 준비하듯

오늘살이를 위해 다음 살림살이를 펼친다.

이런 일상도 감사한 건가.
무언가를 할 수 있으니.

지난해보다 한 걸음 나아졌으니.

마음이 점점 편안해지고 내면은 더욱 단단해졌으니.

그저 이런 일상도 감사한 일이지 않은가 싶은.

별일 없다는 것에

그저 일상을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오늘 아침 새삼스럽게 토닥토닥

내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끝까지 가보자.

부단히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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