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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자

잊기 전에

by 뾰족달





가끔 마주치는 이웃 어르신은

항상 먼저 웃으며 다가오신다.

표정이 참 이상했는데 뭐지?

뭘까?


분명 웃고 있는데 웃지 않는다.

웃는데 웃지 않는 얼굴.

분명 스마일인데 눈물을 머금은.

그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웃는 것이 틀림없는데 일그러져있다.

살아온 날들이 그랬나 보다.

웃어지지 않는 웃음이라니.


그리고 누군가 찍어준 사진 속 내 얼굴에서도

그 일그러짐을 보았다.

나는 분명 웃었는데 웃음이 없다.

그 일그러진 얼굴에 많이 놀랐다.

웃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왔구나 하고.


거울을 보고 웃어봤는데 세상 어색하더라.

어떻게 웃어야 할까.

어떻게 웃고 살아야 할까.

숙제가 되었다.


"자. 이렇게 연기해 봐요.

웃음 지으며 걱정하며 슬프며

씩씩하면서도 절망적인,

그러면서도 장난기가 섞인,

갑자기 허탈해지며 현타 오는 그런 감정을 표현해 봐요.

연기하려 하지 말고요.

아. 대사는 없어요."

라는 오디션이 있다면 이건 캐스팅이다.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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