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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한다

by 뾰족달



팽팽한 긴장감으로 출발선에 섰다.

스타트!


출발하려는데...

아. 신발끈을 잘못 묶었다.

맘에 들지 않아 다시 묶는다.

옷매무새도 다시 고쳐야겠다.

뭔가 깔끔하지 않다.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지 다시 살펴본다.

저기 작은 꽃이 밟히지 않을까.

살피다 보니

아 이런! 나만 출발선에 남았다.


저 멀리 사람들의 뒤통수가 보인다.

가방을 들춰매고 열심히들 달린다.


그렇게 오랫동안 출발하지 못했다.

징검다리의 첫째 돌에도 다다르지 못했다.

많은 좋은 기회들이 날아갔다.

머뭇거릴수록 용기도 사라졌다.

걱정과 두려움은 더 커져만 갔다.

출발선에 섰던 다른 이들이 벌써 저만치 콩알이 되었다.


왜 체험하기를 두려워했던가.

아무리 잘 살핀다 해도 분명 예상 못한 뭔가를 만난다.

생각만으로 미래는 달라지지 않는단다.

행동만이 바꿀 수 있다.


난 출발했다.

이리될까 저리 될까 하염없이 두드려만 보던

나는 이제 출발했다.

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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