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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크게 들이쉬고

충전 중

by 뾰족달


순풍에 돛 단 듯 별일 없이 간다.

무수한 걱정들과의 합의를 잘 이끌어내어

가는 길에 이상 무.

오...... 이게 얼마만인가 :)

그렇게 잘 가다가도 어느 순간 삐끗

가슴 답답한 때를 만난다.


이건 뭔가...

뜨거운 온탕 속에 발이 묶인 듯

닫힌 가방 속에서 발버둥 치듯

가슴에 숨이 안 들어오는 것 같은 순간.


숨이 필요하다.

산소가 필요하다.

청량함이 가득한 푸른 숲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그런 평온한 순간은 머릿속에서만 맴돈다.

잠시 멈춰 서서 숨이라도 가득 채우고 싶은데

이 답답함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하면

그럴 때마다

꼭 이런 순간이 올 줄 알았다는 듯

꼭 필요한 순간에

꼭 필요했던 것이 기다리고 있다.


가족들의 염려와 격려를 가득 채운

산소통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나 여기 있는데? 하면서.


줄지 않는 산소통

소비한 만큼 산소가 가득 찬다.

그 숨 속에 내 가족들의 무수한 사랑과 도닥임이 있다.

한숨 들이마시니 힘이 솟는다.

다시 길이 보인다.


숨을 충전.

희망을 충전.

오늘을 살 힘을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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