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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게 했다

내 개들도

by 뾰족달


수년간 많은 이들이 내 생명의 은인이었다.

나를 돕지 않은 이들이 없었다.

주변에서 늘 나를 도왔다.

곁에서 지켜봐주는 것으로도 나를 도왔다.

도움을 거절하며 잠수를 타며

교훈을 주는 방법으로도 나를 도왔다.


분명한 사실은, 내 강아지들도 나를 도왔다.

나를 살게 했다.

나를 웃게 했고 늘 소일거리를 만들어

살아 움직이게 했다.

돌볼 수 밖에 없도록 해서 나를 살게 했다.


알러지를 일으켜 음식 공부를 하게 했고,

수상한 모양의 강아지똥을 생산하여

병원으로의 내달리게 했다.

덕분에 매번 기록을 갱신하며 산소탱크가 되었다.

결코 피할 수 없는 산책 숙제로 자주 자연을 걷게 했다.


그 귀엽고 사랑스러움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게 만들었다.

그래서 뿌연 현실 속에서도 웃으며 강아지들을 그렸다.

그리면서 행복했고,

보는 이들도 행복했다(…고 한다).

어쩌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개들은 나를 돕고 살렸다.

고맙다. 고마워...


그런데 오늘 아침 눈물이 나는 이유는

이제 내 개들이 노견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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