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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Apr 21. 2024

분홍풀 언덕 위에서

잠을 부르는 포근한 언덕




복도를 지나 걷다 보니 멀리 언덕이 보인다.

우리 집에 이렇게 어여쁜 곳이 있었던가.

폭신폭신 분홍구름 언덕이다.

분홍풀들이 춤추는 언덕이다.

마음이 몽글몽글 기분이 좋아진다.







매일 아침, 장난감을 하나씩 꺼내어

오늘의 장난감을 고르는 강아지들 탓에

집은 늘 이런 모양이 된다.

정리해 두면 어느새

가지런히 널브러져 누워있는 장난감들.

질서 정연하게 내팽개쳐져 있다.

어수선하고 좋구나...






장난감들의 공통점을 하나 찾자면

대부분 눈알이 실종되었다.

코가 뭉툭해졌다. 지느러미가 사라졌다.

모두 수술을 경험한 장난감들이다.

통통한 강아지 땅이의 흔적들

분홍 토끼가 주먹을 쥔 것 같은 건 기분 탓이겠지?

"토끼야, 얘가 놀자고 그러는 거란다.

열정이 넘쳐서 그런 거란다."








이 꼬불털을 가진 분홍 언덕은

누웠다 하면 꿀잠이요,

뛰었다 하면 점핑머신이다.

뭐 이리 재미난 언덕이 있을까.








"토끼가 커져서 더 좋지?"

분홍 거대 토끼 언덕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이 언덕에서 우리 강아지 냄새가 난다.

꼬숩고도 달콤한 냄새가 난다.

이곳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지만

둘러보니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라 서둘러 가보기로 했다.

대궐 같은 우리집, 한참을 걸어야겠지만

설레는 탐험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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