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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Jun 23. 2024

연못에서

네모 깍둑 큰 바위 연못





바로 여기야. 땅아.

오며 가며 바라만 보던 거대한 바위 앞에 섰다.

이제 올라가 볼 때가 되었다.

이름이

네모 깍둑 큰 바위라고 불린다지 아마?

네모네모한 내 얼굴처럼.







거대 깍두기 바위 위에는 

비밀의 호수가 있다고 한다.

거대한 성벽 같은 이 바위는 꽤나 운치가 있어서 

위쪽 상황이 늘 궁금했었다.

사람 키만큼이나 넓은 잎을 가진 식물들이

호수에 둥둥 떠있다는 얘기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고 누가 그랬지?









저 네모 깍둑 큰 바위에 어떻게 올라갈까?

우리에겐 늘 방법이 있지.

우린 이미 빙벽등반을 한 기록도 있다.

꽃향기 맡으며 여유롭게 오른다.

사다리 발판처럼 잎줄기를 딛고 간다.

생명력 강한 화초에 거듭 감사하면서.


몇몇 잎사귀를 희생하고서

드디어 신비로운 호수에 도착했다.

이 큰 바위가 옴폭하니 물을 머금어

정말로 호수가 있었다.

큰 바위만큼이나 큰 아름다운 식물들이 있었고.








맑고 고요한 물에 계속 손을 넣게 된다.

개구리밥이 있는데 개구리는 보이지 않는다.

이렇게 안타까울 데가!

개구리들아, 여기 개구리밥천국이야!

물에 둥둥 떠있는 기분은 뭐랄까?

구름 위에 둥둥 떠 다니는 기분이랄까.


오랜만에 둘이 하는 놀이.

나 잡아봐라~

땅아, 물 건너뛰는 건 반칙이지~








꽃과 잎을 밟고 뛰어도

물에 빠질 리가 없다.

몸이 솜털 같아 얼마나 좋은지.

바닥에 닿는 돌의 느낌은 까끌해서 

미끄럽지 않다.

아니, 미끄덩해서 물에 빠졌으면 

더 재미있었을지도.


시원한 바람과 풀냄새, 맑은 물의 냄새.

끝없이 달려도 달려질 것만 같다.

얼마나 달렸을까?

얼마나 달려야 멈출 수 있을까?

이 재미난 놀이를 멈출 수가 없다.

우리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끝없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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