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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로츠뎀 Aug 07. 2024

잘못된 만남, 잘못된 약속!

괴물은 누구일까 _19

"보라, 이야기다. 이야기하기 위해 인내하라.

그 후엔 이야기를 통해 인내하라."

- 페터 한트케





간식 관련한 지나친 요구로 서무를 괴롭히다가 불편해지자 '업무 기피자'로 몰아 감사과에 고발한 동료 직원과 처음엔 친하게 진했던 사무보조원이 앙심을 품고 소원해지자 이를 부추겨 감사과에 '민원'을 넣게 한 동료직원은 결국 동일 인물이었죠. 바로 그 '용수철 주무관 J' 게시판 아이디 'AUAUAU'!   


상반기 감사과가 편향적으로 작성한  '감찰보고서'에 의해 P를 중앙에서 '방출'하려 시도했다가 저희들의 강력한 반발로 이 시도는 무산되었죠. 인사과장과의 면담을 통해 해당과에서 있었던 갑질 괴롭힘 사건을 P가 신고하게 되면서 상반기 전보조치는 최종 결재 직전에 번복되었고요. 이때 이 인사조치를 번복하기 위해 해당과 과장님이 갑질 괴롭힘 피해자 P의 다짐을 받겠다면서 1시간가량 전화로 면담을 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그 통화내용을 다 듣고 기록하고 있었죠. 저는 이 면담을 들으면서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입니다. 상반기 내내, 동료 직원들 중 일부가 겉으로는 잘 지내는 듯 가식적으로 웃고 지내면서, 뒤로는 감사과의 개입을 요청해  'P가 업무를 미룬다'는 둥, '함께 일하기가 불편하다'는 등 고발하여 자신을 중앙부처에서 '추방'하려 했음을 알게 된 P는 이때 심한 충격을 입었죠. 그건 분명 P에게 심리적 재난이었고 정신적 재앙이었죠. 

"아, 이분들이 결국 내가 보낸 메일 때문에 계속 앙심을 품고 있었구나."

네, 결국 그거였습니다.지나친 간식 요구 관련으로 괴롭히다 불편해지자 이제 P를 '업무기피자'로 감사과에 허위 고발해 쫒아내려 한 비열한 작당을 동료 직원들이 한 것이죠. 이 음모에 감사과는 적극 개입해 공모자가 되었고요.


해당과 과장님과의 통화를 들어보니, 이 모든 사단의 시작이 바로 하급직원에 대한 지나친 간식 조리돌림, 지나친 간식 비교, 지나친 간식 갑질 괴롭힘이었음이 분명하더군요. 

초기 직원들은 P가 보낸 '지나친 간식 비교를 삼가 달라.'는 부탁을 담은 메일을 받고 매우 불편했다면서요. 

해당과 과장님도 전화 면담 과정에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때 그 일이 되게 컸던 거 같다. 중앙에서는 7급이 막내 직원인데, 7급이 5급 계장님한테까지 그런 메일을 보내 간식비교를 삼가 달라고 하는 거는 안 되는 거다, 본인은 예의 있게 보냈어도 직원들은 불쾌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직원들이 주무관님을 불편해한 것 같다. 이런 부분이 중앙 문화에 안맞는 거다"




이런 걸 문화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회사에 나와서 본인들 구미와 취향에 맞는 다양한 브랜드 커피를, 마치 카페에 온 듯 서무에게 당당하게 주문하는 게 건전한 조직문화인지도 잘 모르겠고요. 아무튼, 해당과의 초기 멤버들은 이런 구태의연한 간식문화에 불편함을 느낀 P의 간식 비교 삼가 요청 메일이 불쾌했고, 이제껏 받아본 적 없는 지적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가해자들이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는 모양새 아닌가요?


그런데,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되는 점은 사실 과장님은 P가 직원들에게 보낸 부탁 메일과 그에 응수하듯 보내온 '사발면 K계장'의 답장을 직접 읽어보지도 않았다는 겁니다. '사발면 K계장'의 위협적인 공격 메일을 받을 만큼 P의 '당부의 말씀'으로 시작하는 메일이 정말 무례하고 불쾌한 메일인지 P가 한 번 읽어봐 달라 해도 '자신이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단칼에 잘라 말했고요. 상반기에 있었던 그 '사발면 K계장'의 P에 대한 갑질 괴롭힘에 대해 자세히 듣고 어떤 조치를 취하려고도 하지 않았고요. 오히려 P에게 갑질을 했거나 그의 편에 서서 동조한 사람들의 말만 듣고 그간의 괴롭힘으로 인한 고통이 있었음을 호소하는 P만 질책하더군요. '이 과에 남아서 일하려면 그들의 비위에 네가 맞춰라'라는 것이죠. 간식 갑질 관련 어려움이 있었든 어쨌든, 하급자가 메일을 보낸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하더군요. 


과장님은 애초 지나친 간식구비나 간식 비교가 부당한 지시이며 고질적으로 구태의연한 조직문화라는 인식이 부족하니 이 문제 때문에 고통받는 P의 입장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갑질 가해자들의 입장을 두둔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학폭 피해자에게 너의 행실과 태도가 문제였다며 학폭 가해자에게 잘하라고, 그들이 받았을 서운함을 이해해야 한다고 타이르는 선생님과 같았습니다. 

 

 겉으로 가식의 분을 바르고 위선의 얼굴로 웃고 지내기만 하다가 속마음을 들키고, 본인들의 저열한 행태를 하급직원에게 지적당하니 충격이 아닐 수 없었겠죠. 단호하지만 정중하게, 상대의 기분을 미리 살피며 온갖 웃는 이모티콘을 동반하여 쓴 '면전에서 타과와의 간식 비교는 부디 삼가부탁드린다'는 정도의 당부 메일도 이들에게는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속마음을 숨기며, 까라면 까는 기존문화와 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동이었을 겁니다. 또 그 내용이 틀렸다고 부인할 수 없을 때, 그 잘못을 지적한 상대방에 대한  미움은 배가 되죠. 


공식적으로는 간식 때문에 P와 함께 일하기 힘들다고 말하기는 몹시 부끄러운 일이었죠. 그래서 초기 멤버들은 감사과 면담 시 자신들의 갑질 괴롭힘을 쏙 빼고 P가 자기 일을 떠넘기는 일 안 하는 직원이라고 이른바 '일 안 하는 직원' 프레임을 씌웁니다. 그런데 이 부분 역시 간식 문제와 지나친 간식비교는 좀 삼가 달라는 P의 메일에 불쾌해진 바로 그 '사발면 K계장'이 만들어낸 프레임이죠. 자신의 담당 업무도 아니고, 자신은 곧 4월이 되면 재외선거관으로 나가 해당과에서 근무하지 않을 예정인데도 그 계장은 굳이 자신이 업무분장을 합니다. 


그 업무분장에서 조직개편으로 2개 과가 합쳐졌지만 인원은 아직 제대로 충원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주무관들에게 무리한 업무분장이 주어지게 되죠. 그리고 자신이 짠 무리한 업무분장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라고 합니다. 이 업무 분장을 받아 본 P는 자신에게 너무 많은 업무가 배정된 것을 보고 의견을 개진하죠. 신생과의 서무로서 업무체계를 모두 새로 정비해야 하는 상황, 이사 및 재물조사, 중기사업계획 업무 등으로 과부하가 걸릴 게 명약관화하므로 업무분장을 조정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당시는 아직 연초이니 아직 다른 계 업무(국제행사나 선거업무)는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음을 고려해 달라고, 그리고 곧 파견직원이 올 것이니 당장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적한 서무/회계 입장을 고려해 달라고 말입니다.


'사발면 K계장'은 친분이 있는 감사과장에게 해당과에 대한 '풍문'을 전하면서 자신들의 간식 갑질은 함구하고 P를 일 떠넘기는 직원으로 몰아 세웁니니다. 그래서 '불편한 직원'이라고. 넘치는 간식만으로도 모자라서 자신들의 구미에 맞는 온갖 간식을 구비해 놓지 않아서, 자신들의 다양한 기호와 취향, 입맛을 고려해 주지 않아서, 간식 창고를 편의점 진열대처럼 해놓았으면 좋겠는데, 그런 말을 자유롭게 서무 면전에서 할 수 없어서 '불편한 직원'이라고는 말할 수 없었겠죠. 


벼랑 끝에 내몰린 갑질 괴롭힘 피해자 P는 그래서 해당 과장님과의 면담에서도 자신에 대한 그 '사발면 K계장'과 일부 직원들의 갑질 괴롭힘을 상세히 이야기할 수 없었죠. 아니 과장님은 그 갑질 괴롭힘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없는 듯했습니다. 인력은 부족하고 업무는 늘어난 신생과의 업무 특성과 갈등 요소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갈등을 방지하고, 해결할 능력과 의지가 없었죠. 그래서 오직 갑질 가해자들의 이야기에만 귀를 기울였고, 그들의 입장을 대변했고, 그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그들의 마음을 얻으라'라고 피해자에게 다그쳤죠.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잘못을 사과하고 책임져야 할 사람과 사과받아야 할 사람이 뒤바뀐 전도된 상황을 연출한 분이 바로 해당과 과장님이었던 겁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직원들이 주무관님과 겉으로는 웃으면서 잘 지내는 것 같지만, 속마음은 다른 거 같아요. 그러니까 주무관님이 약속해야 해요. 같이 가려면.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일도 더 많이 하고, 다른 직원 분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일까요? 일부 간식 갑질 가해자들의 고발과 음해로 편파적인 감사를 받고, 중앙 부처에서 내쳐지게 될 위기에 몰려 큰 정신적 충격과 배신감을 맛봐야 했던 갑질 피해자에게 성심성의 껏 가해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하라니요! P가 구성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다며 사례로 든 게 과 회식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더군요. 본인 일이 과부하가 걸려서 다른 직원들 웃고 떠들면서 놀 때도 저녁도 못 먹고 야근할 때도 부지기수였고, 다른 직원들이 업무시간에도 삼삼오오 모여서 '연예가 중계'를 할 때도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으로 귀를 막아 가며 일을 해야 했던 건 오직 p 뿐이었죠. 그래서 다른 직원들 회식에 가서 고기 굽고 진탕 마실 때 몇몇 회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 조직화합 저해 요인이라고 지적하시더군요.


감사과나 가해자들의 주장대로 P가 정말 부당하게 업무 떠넘기기를 한 것이라면, 당시 문서함을 비교해서 1월~2월 초 각자의 업무량을 비교분석해 보면 됩니다. 정말 p가 회계, 서무 일만 하고 다른 업무를 안 하고 있었는지, 다른 직원들이 아직 개시되지도 않은 업무 때문에 부담이 컸는지 말입니다.  또 무리한 업무 분장에 의견 개진을 한 것 때문에 감사를 받고, 중앙부처에서 내 쫓겨야 한다면, 애초부터 업무 분장에 대한 의견을 받지 말고 부서장이나 계장들이 일방적으로 주무관들에게 지시하면 될 일입니다. 면담 내용 기록 중 또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설사 현실적으로 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고, 또 실제로 불가능했다 하더라도 일단 시키는 대로 주어진 업무분장을 맡아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정 불가능하면 그때 가서 이야기를 했어야 했다'라는 과장님의 훈수였죠.

"하다가 정말 못하겠으면 그때 가서 이야기하면 바꿀 수 있었지 않냐?"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말 그런 상황이 오면 어떻게 될까요?


이젠 자기한테 주어진 일도 못해서 남에게 떠넘긴 직원이 되어있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자기가 맡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셈이니까요. 애초부터 자기 일이 아닌 것을, 직원 모두가 안 하겠,다 못 하겠다, 안 맡겠다고 한 것도 오직 p에게만 일을 떠넘겼다고 비난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정말 일단 p가 기술적으로도 당시 전부 도맡아 할 수 없는 일들을 무턱대고 다 맡았다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중간에 두 손 들고 나자빠지면 p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는 다른 직원들이 "그래 힘들었지, 너무 부담이 되었을 거야"라며 이해해 줄까요? 이젠 정말 "이제 와서 자기 일을 못하겠다며 남한테 떠넘기네, 재수 없어."라고 할까요?


이 과장님과의 면담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몇 가지 있죠. 업무 관련 불만 말고도 다른 직원들이 p에게 갖고 있는 불만 사항이 있는데 이걸 개선할 의지가 있냐고 묻더군요. 직원들의 '기타 불만 사항'으로 과장님이 전해준 것은 첫째, p가 사무실에서 자리를 많이 비운다는 것, 둘째, 휴일에 초과근무를 하러 나와서 일은 안 한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저는 정말 실소를 금치 못했죠. p가 '자리를 자주, 많이 비워서' 자신이 불만이라는 게 도대체 말이 되나요? 자리를 얼마나 비워야 자주 비우는 것이며, 본인은 일은 안 하고 P가 자리를 얼마나 자주 비우는지 늘 감시하면 지켜보고 있다는 말이 아닌가요? 이것 참 비인간적이고 인권유린적인 업무환경이고 당연히 직장 내 갑질 괴롭힘이죠. 동료 간에 이렇게 감시하고 시간 측정하면서 꼬투리 잡을 거만 궁리하고 있다는 건지. 휴일에 나와서 근무를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의 방증인데, 본인 눈에 띄지 않았으면 일을 안 하고 간 게 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의 발언이 아닌가요? 




정말, 조직의 화합과 직원들 간의 협력과 조화를 바랐다면, 이런 걸 불만 사항이라고 말하는 직원을 과장님은 오히려 따로 불러 야단을 처야 하지 않을까요? '도대체 이게 뭣들 하는 짓이냐?'라고, '왜 직원들끼리 감시하고 고발하고 어린애들처럼 난리들이냐?'라고, '왜 같이 일하는 동료 직원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냐?'라고, 'p에게 도대체 무슨 악감정이 있기에 늘 감시하는 거냐?'라고, '이게 조직의 화합을 위하는 거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 재외선거과 과장님은 그럴 생각도 의지도 능력도 없으셨죠. 이런 말을 다른 직원들의 기타 불만사항이라고 전하며 오히려 p에게 '앞으로 달라질 수 있냐?. 다짐을 할 수 있냐?"며 다그쳤죠.



P와 해당과 과장님의 면담을 들으면서 제가 든 생각은 상황판단 능력과 갈등관리 능력, 공감능력이 부족한 부서장이 얼마나 큰 해악이 될 수 있는가였죠.  결국 문제를 키운 것도 바로 이분 아닐까요?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도 없고, 경직된 위계질서에 집착하며 수평적 의사결정과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부서장이 한 부서 내의 갈등 해결은커녕 얼마나 갈등을 크게 키울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그렇게 과장님은 '잘못된 만남'을 통해 p에게 '잘못된 약속'을 받아내려 했고요. 우리 과장님이 이때 제대로 상황판단을 하고, 갑질 괴롭힘을 호소하려는 p의 말에 귀를 기울여주고, 이 가해자들과 p를 분리하려는 조치를 인사과에 건의했다면 상황은 이렇게까지 악화되진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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