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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효진 Oct 02. 2018

작은가게 프리미엄 악용하지말라

미미쿠키처럼은 되지 말자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만나볼 수 있는 맥도날드의 빅맥가격이 그 나라 경제의 지표가 되었듯이 거대 프랜차이즈가 제공하는 일정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는 선택에서 위험가능성을 많이 줄여주기는 합니다. 하지만 낯선 곳을 여행을 할 때, 우리는 시장 골목 허름한 식당 로컬푸드의 독특한 향취에서 더 진한 여운을 느낍니다. 그가게는 친절한 직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빅맥에 비해 가격이 그렇게 저렴한편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태양이 지지 않는 영국 런던의 작은 부띠끄에는 온 세계에서 들여온 진귀한 상품들이 거추장스러울만큼의 장식장에 진열되어 있었고, 고급 옷감을 물들인 매혹적인 푸른 빛은 모험선이 전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발판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실용적인 측면에서 별반 차이가 없는 작은 요소가 항해술의 발달과 지리,경제적으로 다양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었다는 것은 작은 가게가 가진 독특한 가치가 결코 작지만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작은 가게의 독특함이나 개성 혹은 고유의 취향은 누군가에게는 보통을 뛰어 넘는 멋진 경험이 되기도 하고 이렇게까지 해야할까 싶은 행동을 부추기기도 합니다. 이미 작은 가게라는 것이 대중적이라는 것과는 반대편에 서 있으므로(물리적으로 대중적이기 힘드므로) 틈새의 누군가들에게 매력적일 수만 있다면 충분히 생명력을 이어 나갈 수 있습니다. 이 매력이 통했다면 임대료가 비싼 시내에 가게를 내지 않아도 알아서 찾아오게도 하고, 오후 두시면 재료가 동나서 문을 닫아도 불평하지 않게 하며, 다소 비싼 가격에도 오히려 감사해하며 사재기를 하도록 만들어냅니다.


사람들은 근면하고 한결같고 항상 본질에 집중하는 장인의 모습을 동경합니다. 그들이 만드는 것은 제품이 아닌 작품처럼 감동해마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을 소비하는 데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으며, 자신의 취향을 존중해주는 작은가게에 고마움을 느끼고 그 가게의 스토리를 계속해서 소비하여 자기 취향을 덧입히는 순환을 되풀이합니다.


분명 작은가게이기 때문에 상품의 판매나 유통보다 제품의 본질에 더 신경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제품의 본질에 신경을 기울이기 때문에 제품의 품질이나 개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개성이 적절하게 맞아 떨어진 손님들을 찾게 될 때 비로소 작은 가게는 힘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작은가게이기 때문에 제품이 만들어진 이야기는 단순하고 명료하고 기억하기 쉽습니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게에 그만큼 더욱 충성도를 가지게 됩니다. 이쯤되면 손님과 주인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조금 과장해서 작품을 선보이고 감상하는 관계가 되는 것입니다. 작은가게가 단골 손님들과 가지는 이러한 끈끈한 관계, 작은가게가 꾸준히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힘이 바로 프리미엄입니다.


그런데 작은가게의 프리미엄을 흉내낸 가짜 작은가게의 뉴스가 눈쌀을 찌뿌리게 만듭니다.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청년들은 원테이블 식당을 컨셉으로 내세웠으나 식당으로서 갖춰야할 기본마저 부족하다는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원테이블은 레스토랑의 모든 자원이 하나의 테이블에 집중될 만큼의 높은 품질을 예상하게 하고 하나의 테이블만으로도 레스토랑이 운영될 수 있을만큼의 가격을 감수하게 되는만큼, 당연히 원테이블의 음식에 기대치는 높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SNS 사진에 올릴 수 있는 수준, 실제하지 않는 음식을 추구했던 주인들은 질타를 들었고 평가도 높지 않았습니다.


또 최근에는 자신의 아이의 태명을 상호로 내걸어 유기농의 좋은 재료만을 엄선하여 만든다고 거짓 홍보한 쿠키전문점이 들통나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유기농으로 손수 정성스레 만들기때문에 시중상품에 비해 두배이상 비싼 가격에도 많은 아기 엄마들이 줄지어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들이 사실은 대형 마트의 베이커리 제품을 포장만 바꿔 판매한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고 석연치 않은 해명에 비난이 커졌으며 결국 해당 가게 주인은 잘못을 실토했습니다.  


원테이블 레스토랑이 레스토랑의 이름을 빼고 개인 파티 공간으로 명칭을 바꾸어 독특한 장소 경험을 제공하데 되었듯이 제공하는 제품의 본질을 이해하고 거기에 집중하게 된다면 사람들은 또 다시 발걸음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원테이블의 안일함을 넘어 자식까지 팔아가며 손쉽게 돈을 벌려던 쿠키가게의 손님들에 대한 기만은 단순히 손님들의 발걸음을 멈추는 것이 아닌 그들의 기존 충성도에 대한 보상까지 요구하게 만들었습니다.  


작은가게가 프리미엄을 만들기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은만큼 아무런 노력없이 프리미엄을 흉내낸 가게들은 더 큰 비난의 화살을 맞게 됩니다. 프리미엄을 흉내내기보다는 작더라도 진짜 프리미엄을 만들어내는 수고로움이 훨씬 쉽습니다. 흉내낸 가짜 프리미엄은 언젠가는 들통이 나고 큰 비난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수가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기업은 일정한 품질을 더 값싸고 편리한 방법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한다면, 작은 가게는 높은 가치를 다소 비싸고 조금은 불편함을 감내해야 하는 방식으로 정해진 단골들에게 오래오래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작다고 해서 돈을 적게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버는 방식이 다른 것임을 시간이 지날 수록 돌아오는 가치는 점점 커지리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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