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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효진 Mar 21. 2020

사회적 거리두기와 작은가게

단골예약 혹은 임시휴업

코로나가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처음에는 외국 한 지역의 감염병이었다가 우리지역 턱밑까지 감염자가 생기면서 연일 핸드폰에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등의 주의 문자가 날라든다. 너무도 쉽게 감염되는 탓에 예전에 비해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그 수가 놀랄만큼 늘어난다.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의료정책과 경제적 상황이 사회이슈로 연일 보도가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경우 감염자 수 증가세가 주춤하여  다안정세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 이미 확진판정을 받았던 이들이 더 많이 회복되고 있어서 실제 감염환자수는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완치가 되고 더이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이번 감염증 사태가 끝났다고 할 수 있는 날은 아득한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는 필수다.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과 1미터 이내 함께 머물게 되는 상황이 불편해진다. 시장통 맛집에서는 모르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어깨부딪혀가며 국수며 갈치조림을 먹었지만, 이제는 그들은 그런 곳에 가려고 하지 않는다.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방역을 하고 그곳에는 다른 사람들이 더이상 방문을 꺼리게 되었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물건을 사들이고 외출을 줄이고 있다. 배달을 시켜먹거나하지 외식을 하려들지 않는다. 외국처럼 마트 사재기가 이슈가 되지는 않고 있지만 사람들은 생존과 관련한 최소한의 것에만 외출지출을 만들고 왠지 움츠러든 느낌이다.


작은 가게들은 고민에 빠졌다. 매달 나가는 월세며 유지비용은 그대로인데 사람들이 나다니지 않으니 수입이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건물주들은 세를 줄이거나 한달은 받지 않는다고 하였지만 이도 어디까지나 한정적이다. 동네장사로 하루하루의 매출이 중요한 작은 가게들은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지금의 상황에서 일부 가게는 더이상의 유지비 지출을 줄이려고 휴업을 하기에 이르렀다.


내가 그리는 작은 가게는 단골을 상대로 부가가치가 큰 장사를 하는 공간이다. 절대 익명의 다수를 상대로 하는 대형의 가게가 아니라서 상대해야 하는 손님의 수는 통제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방문자에게 발열정도나 기침상태에 대해 물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다. 마스크를 쓰고 불필요한 행동을 삼가면서 필요한 물건과 정보를 제공하면서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


약국앞에서 마스크를 사러 한시간을 줄을 서는 것처럼 아직 우리에게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오프라인 가게에 방문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아있다. 작은 가게 안의 손님 수가 공간 크기를 감안하여 일정 수 이상이 되면 바깥에서 기다리거나 예약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일상적인 제품 설명이나 주의사항에 관한 내용을 정리해서 쉽게 전달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팻말을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손님간의 구분이 가능한 장치를 고안하고 접촉이 꺼려지는 물건은 일회용이나 위생적인 방법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  


작은 가게 스스로 이런 감염과 관련한 판매와 고객 응대 매뉴얼을 고민하고 그를 활용하고 공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단골들은 여기에 저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다.


우리동네 지역 커뮤니티 카페에는 지역 한시적으로 작은 가게의 홍보비를 받지 않고 있다. 작은가게들은 위치와 주력 제품을 소개하면서 방문과 예약을 바란다고 적어놓으면 주민들은 댓글로 그집 어떤 메뉴가 맛있다라든지, 주말 오픈시간을 문의한다던지의 호응이 줄을 잇고 있다. 예전같았으면 홍보나 광고성 글은 일단 스킵이었지만 이제는 이 가게들이 잘 남아줘서 우리 동네의 편의와 식도락을 유지시켜줬으면 하는 생각이 커졌다.


우리사이의 거리가 조금 멀찍이 떨어져도 먹고 입고 마시고 이야기하고 그림을 그리고 책을 고르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무렇지도 않을 수는 없지만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문제를 알고 그의 해결방법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의 삶을 지켜내는 활동을 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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