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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j Feb 06. 2018

 첫눈

그리고 오늘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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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코를 박고 한참동안 밖을 내다봤다.

창문을 열고도 한참동안 밖을 봤다.

아~겨울 냄새... 차가운 공기 내음에 콧구멍을 벌름거렸다.



프랑스에 온 지 5년 만에 진눈깨비가 아닌 진짜 눈송이를 봤다.

한국은 너무 추워서 문제라지만 올 겨울 프랑스는 너무 따뜻해서 문제였다. 그랬던 이 곳에도 뒤늦게 겨울이 온 것 같다. 추운 것을 끔찍이도 싫어하고 눈이 오면 한숨부터 쉬던 나였는데 언젠가부터 많이 그립다.


꽁꽁 싸매고 칼바람을 맞으며 군중 속을 걷던 느낌, 버스에서 내려 붕어빵을 사들고 집으로 가던 길, 추위를 뚫고 현관문 앞에 당도했을 때의 안도감, 문을 열면 훅하고 달려들던 따뜻한 우리 집의 공기 냄새... 이런 것들의 잔상이 마치 어떠한 향기처럼 내 맘 속에 떠돈다.

요즘 나는 한국의 겨울 냄새가 그립다는 말을 자주 한다.


눈은 꽤 오랫동안 내렸고, 나는 꽤 오랫동안 창가에 머물렀다.

살포시 내리는 눈송이가 반짝거린다.

넋을 놓고 보고 또 봐도 예쁘다.


역시 뭐든지 없어봐야 소중한 줄 안다.




그리고 오늘

TOTD (thought of the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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