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이 끝난 뒤 출출한 배를 달래러 탄두리 치킨 가게로 향했다.
인도 여행 중 육류를 먹을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그나마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치킨 종류뿐이다.
간간이 눈에 띄는 육류 메뉴는 양고기(머튼) 밖에 없었다.
인도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도의 비중이 높은 관계로 할랄 또는 비건 음식이 모든 레스토랑에 있다.
보통 기내식 메뉴를 물어볼 때 치킨 or 비프?를 묻는 경우가 많은데,
에어 인디아는 달랐다. 치킨 or 베지?라고 물었다. 인도인들은 30% 정도가 본인을 채식주의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이는 종교적인 동기에 더해 환경운동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펀자브 음식을 모토로 한 이 식당은 음식보다는 라씨가 일품이었다. 작은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라씨가 매우 걸쭉한 것이 유산균이 살아 숨 쉴 것 같았다.
인도에 오면 라씨를 꼭 매일 먹으라는 말을 들었다. 그만큼 여행자들에게 장염이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라씨는 우리의 요거트 보다 훨씬 되직하다.
배가 살살 아픈 증상이 있는 만큼 1일 1 라씨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식사를 한 후 마날리의 대표 사원인 하딤바 템플로 향했다. 하딤바 템플은 둥그리 사원이라고도 하는데 1553에 건축된 힌두교 목조 사원이라고 했다. 16세기의 목조 건물이 아직까지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사원 내부에서는 기부를 하면 쌀을 주고 미간에 빨간 점인 ‘빈디’를 찍어준다.
힌두교에선 빈디를 찍는 미간에 제3의 눈이 존재하며 에너지가 모이는 곳이라 믿는다고 한다. 나도 빈디를 찍으니 나도 현지인 같아 보였다. 템플을 나와 뉴 마날리로 걸어왔다.
뉴 마날리에는 상점과 시장이 밀집되어 있다. 우리는 마그네틱 같은 소소한 기념품을 사고 간디 티를 맞춰 입었다. 마날리에선 사과주스를 꼭 먹으라는 말을 듣고 hmpc라는 유명한 브랜드 주스를 사 먹었다. 맛은 우리나라 사과주스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마날리의 사과가 유명하다지만 대구의 사과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마날리에서는 길거리에서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기에 찾아보았다. 오일 통을 들고 있는 남성분들이 계시기에 마사지가 가능한지 여쭙자마자, 갑자기 마사저로 보이는 남자들이 떼로 몰렸다. 번화가 한복판에서 마사지를 받는다는 것이 좀 창피했지만 색다른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마사지에 만족하고 있는 찰나,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우리를 구경했다. 심지어 인도 여성분들은 우리를 비웃고 가는 눈치였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느낌상으로는 여자가 길거리에서 다리를 내놓고 남자 마사지사에게 마사지를 받는 게 문화적으로 이상한 듯했다. 동물원의 원숭이 같이 마사지를 받았지만 마사지는 시원했다.
여행 피로도 풀렸으니 우리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라다크로 출발할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