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루 Jul 07. 2024

여름 고드름

한 편의 시

여름 고드름


김 산


투명한 차가움 담은

저녁 풍경에


비현실적으로 색이 바래진

노을의 끝에


어린 이파리들의 짙은

내음 퍼진 여름 산에


한낮의 양지 밑

삼나무 그늘 안에


밀려오네

내려오네


투명하고 쓸쓸한 것들이


마음의 냉기가

새벽녘 비탈길 타고 떨어져 굳으면


처마 끝 앙증맞게

빛나는 여름 고드름


먼 기억의 차가움에서

먼 세계의 여행길까지


산마루에 기댄 구름 응달 아래

여름밤이 깊어지면


밀려오네

내려오네


투명하고 쓸쓸한 우리 사랑의

주검 같은 것들이

작가의 이전글 여름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