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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울, 그 너머

한 편의 시

by 모루 Feb 2. 2025

너울, 그 너머

김 모루

우쭐거린다

오늘의 파고(波高)에

멀리서 분 바람에

우리의 목이 꺾일지언정

흔들거린다

어제의 욕망은

매너리즘의 정점인 오늘과 만나

파열(波列)에 휩싸인디

어제의 나도

오늘의 너도

부대끼며 상존하는 한 지점에서

윤슬로 아른거리며

우리 빛들은

아련한 아름다움을 남기고

파국적 종말로 사라질지언정

쉼 없는 생성과 소멸로 사랑스럽다

바다의 경계선에서 선 우리에게

파도는 끊임없이

사랑과 분노를 분출하지만

적멸(寂滅)로 혼돈은 사그라든다

해안에 큰 바람 일 때

너의 파향(波向)은

오늘 시큼한 우리 심장에

너울이라는 큰 입김으로 다가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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