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방정맞은 소리
김 모루
말도 참 많다
남의 일에는 특히나
입방정 떨면서
눈도 한번 흘깃
목소리에도 힘 한번 더 주며
안 쓰던 근육도 써본다
간섭은 늘 즐겁다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기에
오늘은 왼쪽으로
내일은 오른쪽으로 아는 척
넌지시 신경 쓰는 척하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건 한 가지
묵묵히 기다려주는 것
아무 말 말고 손잡아 주는 것
나직이 미소 짓는 것
참 어렵다
어려워서 피하니
‘펑’하고
듬직함은 사라진다
참새처럼 “짹짹짹”
제비처럼 “지지배배”
오늘도 방앗간에 모인
방정한 위인들은
경망을 떨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