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단순한 걷기
김 모루
한낮
소수의 무리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길을 떠난다
뒤늦게 합류하러 쫓는 이도
목적이 있는 삶에
행복의 도정 위에 서려고
애를 쓴다
익숙한 사무 공간에서 벗어나
길 위의 순례자도 되어 보면서
춘분에
따사로운 햇살 안으로
일탈에서 밀려드는 설렘을 안고
원초적 본능의 시간 속으로
의도를 담은 혁명적인 대열도
건강의 과시도 아닌
단순한 걷기로
서울에서 태어나고, '월간시' 윤동주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바람의 노래>를 냈다. 동인지 <슬픔은 나의 꽃> < 혼자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