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파와 양자역학_유럽 과학계/예술계의 교류
브라크의 큐비즘이 보어의 원자 모델과 연결된다는 말에는 약간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보어의 원자 모델은 핵 주위를 도는 전자가 지구와 인공위성의 관계처럼 중력과 원심력이 같으면 아무 궤도나 도는 것이 아니고 특정 조건에 맞는 몇 개의 궤도만 돌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이유는 진공관에 수소를 소량 넣고 전압을 걸어주니 네온사인처럼 자주색 빛이 나오는데 그 빛을 분해해보니 몇 개의 에너지를 가진 빛으로 분리되었다.
보어는 낮은 궤도를 돌던 전자가 마이너스 극에서 방출된 전자와 충돌하여 높은 궤도로 이동하고 낮은 궤도로 돌아오면서 두 궤도의 에너지 차이가 빛에너지로 방출된다고 생각했다.
수소 방전관에서 나오는 빛의 에너지가 특정 몇 가지로 한정되어 있어 전자 궤도의 에너지도 몇 가지로 제한된다고 보아 입자와 파동의 성질을 겸한 것이므로 핵 주위에 오래 머물도록 공명하는(파동의 시작과 끝이 일치하는) 조건을 부여하여 전자 궤도의 에너지를 계산하고 그 차이인 빛 에너지를 정확하게 계산했다.
이것이 양자역학의 출발점이다.
양자(퀀텀)라는 말은 에너지가 양(퀀티티)인데 입자처럼 일 단계, 이 단계, 삼 단계 이런 식으로 셀 수 있다고 해서 양자라는 말을 붙였다. 계단식 에너지 그래프에 브라크의 대상을 큐빅 형태로 분해한 그림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보어가 브라크의 그림을 보았다는 증거는 없지만 피카소와 브라크의 선구적 작업이 유럽 지성계에 충격을 주었기에 간접적으로나마 보았을 가능성이 크고, 이 일이 잠재의식 속에 새겨져 있다가 수소 방전관의 선스펙트럼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의식 표면으로 떠올랐을 것으로 짐작한다.
서양의 과학계와 예술계는 상당히 활발하게 교류하였는데 옵스큐라를 사용한 예도 있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인체를 완벽하게 묘사하기 위하여 해부학을 연구하기도 했고, 프리즘으로 빛을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로 점묘파가 등장한 예를 보면, 피카소가 다양한 시점에 각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한 것과 상대성 이론이 연결되는 것과 브라크가 대상을 큐빅 형태로 분해한 것이 양자역학과 연결된다는 것이 무리한 추론은 아닐 것이다.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 다빈치의 해부도(자궁), 프리즘의 개념적 작동원리(왼쪽부터)>
물론 피카소와 브라크가 큐비즘을 같이 연구하여 피카소가 큐빅 형태로 분해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고 브라크가 시점을 분리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지만 피카소는 후에 분리한 시점으로 관찰한 대상을 조화시키는데 주력했고 브라크는 큐빅 형태에 집착했다.
양자역학의 성과는 큐빅 형태에 대한 집착을 더 강화시켰을 것이다.
그리고 피카소의 다양한 시점에 동등한 가치를 부여한 작품은 문화상대주의로 연결된다.
1.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바이올린과 촛대(Violin and Candlestick)" 1910 : https://en.wikipedia.org/wiki/Georges_Braque#/media/File:Violin_and_Candlestick.jpg
2. 보어의 수소원자 모델 : https://en.wikipedia.org/wiki/Bohr_model
3. 수소의 선스펙트럼 검출 과정 : 고등셀파 화학1 고
4. 카메라 옵스큐라의 원리 : https://en.wikipedia.org/wiki/Camera_obscura#/media/File:001_a01_camera_obscura_abrazolas.jpg
5. 다빈치의 해부(자궁) : https://www.britannica.com/biography/Leonardo-da-Vinci/Anatomical-studies-and-drawings
6. 프리즘의 개념적 원리 : https://en.wikipedia.org/wiki/Pris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