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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민 Jun 01. 2021

퇴근 후에도 퇴근하지 못했다면
이 메일을 열어주세요.

[구독자 모집] '퇴근 후 자전거' 레터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퇴근 후 자전거 레터를
받아보실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

이 내용은 아주 깁니다. tmi가 넘쳐나지요.

지루하신 분은 스크롤을 내려

바로 신청 링크를 클릭해주시면 됩니다.



이 레터의 시작은

작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확진자가 매일 신기록을 세우던 시절, 재난 지원금을 받아 들고 생각했습니다. 아! 다시 자전거를 타야겠구나. 원체 자전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시절 제 마음엔 재난 벨이 울리고 있었거든요. 퇴근을 했는데도 퇴근하지 못한 것 같은 날이 늘어나는 것 같은 기분, 혹시 여러분도 아시나요?


지원금을 받은 첫날, 망설임 없이 자전거 가게에 가서 미니벨로 한 대를 샀습니다. 운전면허도 차도 없는 뚜벅이에게 작지만 멋진 이동수단이 생긴 거죠. 그날 이후 저는 퇴근 후 틈만 나면 자전거를 타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막 심장이 답답하고 멀미가 났다가도, 페달을 밟다 보니 속이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거든요. 근처 공원에서 노을이 지는 걸 멍하니 보다 오기도 하고, 걸어서 가기 부담스러웠던 먼 카페도 단숨에 구경하고 오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니까 퇴근 후 자전거는 저를 회사원에서 진짜 '나'로 끌어 오는 버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일 회사에선 자전거 얘기만 했습니다. 0년 차 신입 때부터 저를 가르친 사수이자, 좋아하고 따르는 선배인 셀린님께도 거의 매일 자전거 얘기를 했죠. 지난주는 일산부터 마포까지 20km 라이딩을 해봤다, 일산에서 파주 왕복으로 다녀오다가 다리에 힘이 풀려 죽을 뻔했다, 한 번은 쥐가 났는데 벌레가 몸에 들어간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지금 생각하면 맨날 반복되는 시답지 않은 얘기지만, 착하고 다정한 선배 셀린님은 제 얘기를 늘 경청해 주셨죠.(여전히 자전거 얘기는 자주 하고 있습니다. 미안해요, 셀린님..)


9월 즈음 컨셉진과 함께 '100일 매일 쓰기'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왜 9월 즈음되면 올 한 해 내가 뭘 했나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100일 매일 쓰기라도 하면 뭔가 올해를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죽을 둥 살 둥 100일을 뭐든 썼습니다. 완주의 기념으로 스티비 뉴스레터 스텐다드 권을 선물로 주시더라고요? 그걸 받고서 셀린님께 '혹시 저랑 뉴스레터 해보지 않으실래요?'라고 물었고,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셀린님은 1초 만에 ok를 했습니다. 그렇게 셀린님과 저의 뉴스레터가 시작되었습니다.


퇴근 후 자전거 레터는 아주 먼 길을 돌고 돌아 결정되었습니다. 서로 뉴스레터를 시작하자고 일정까지 잡았으면서, 비슷한 시기에 아주아주 강력한 무기력증을 앓았습니다. 신기하고 귀여운 건, 셀린님도 저도 서로 레터를 시작하지 않는다고 채근하지 않는다는 거였죠.(ㅋㅋㅋ) 퇴근 후 만나서 얘기를 하자고 했지만, 퇴근 후에 그럴 기운이 사실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몇 달에 거쳐 가볍게 얘기를 나눴죠.


몇 달 동안 대화의 패턴은 좀 귀여웠습니다.


- 루비: 편지글은 어때요.

- 셀린: 좋은데?

-> 하지만 1화 쓰고 편지글 너무 어려워서 대화 사라짐.


(몇 주 뒤..)

- 셀린: 우리 레터 해야 하는데.

- 루비: 뭐하죠..? 근데 일단 일이 너무 많음.

-> 진짜 일이 너무x1000 많아서 대화 사라짐


(몇 주 뒤..)

- 셀린: 골목길 여행은 어때. 한 곳을 정해서 산책길에 대해 쓰는 거야.

- 루비: 오 괜찮은데요? 필름 카메라로 찍어서 사진 올려도 좋을 듯.

- 셀린: ㅇㅇㅇ. 절대 어렵게 가면 안돼. 

- 루비: 어렵게 시작하면 힘들어서 기절할 수도 있어요.

-> 그냥 대화 사라짐


이러다 문득 자전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퇴근 후 자전거 어때요?'


셀린님은 언젠가부터 따릉이를 타기 시작하더니, 한 달 정액권을 끊어 꾸준히 탔습니다. 인스타그램에 자전거를 타고 만난 풍경과 감정을 #今日따릉이 태그를 달아 담기 시작했고, 저는 항상 1등으로 셀린님 게시글을 좋아요 누르곤 했거든요. 저는 여전히 미니벨로를 타곤 도시와 도시를 넘어 다니고 있었고요.


퇴근 후 자전거-

옳다구나! 지금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주제였죠.


그래서 저희는 온갖 주제를 돌고 돌아 자전거로 도착했습니다.(주제를 정하고도 몇 주 동안 ~뉴스레터 말고 ~레터로 하면 어떤가, 첫 글은 어떻게 쓸 것인가, 막상 하려니 떨리다.. 같은 귀여운 대화들을 퐁당퐁당 주고 받았습니다. 그 와중에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고요.)


아 물론 자전거를 잘 타진 못합니다. 자전거 지식이 해박한 것도 아니고요. 그저 퇴근 후 자전거 레터는 직장인인 두 사람이 퇴근 하고 마주한 풍경들을 담고 있습니다. 풍경은 힘들었던 하루였을 수도, 잊고 있던 감정일 수도 있고요. 형식은 에세이가 될 수도, 퇴근 후 라이딩 코스 소개가 될 수도 자유롭게 진행합니다. 기간도 딱 12회만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퇴근 후 무언가를 복작복작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그리고 끝이 있어서 순간순간 최선을 다할 수 있으니까요.


매일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직장인으로서

'퇴근 후'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서툴지만 어떻게든 걸어가보려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딱 요즘 저와 같은 분)


- 퇴근 후에도 퇴근하지 못하는 날이 점점 늘어나는 분

- 매일매일 성실하게 사는 직장인(혹은 매일 같은 일, 하루를 지내고 계시는 분)

- 느리더라도 꾸준히 나만의 이야기를 쌓고 싶으신 분


어쩌면 우리는 조금 서로를 깊게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이렇게 시작된..

[퇴근 후 자전거 레터 구독자를 모집합니다 ☺]


✎ 모집 일정

- 구독자 모집: 2021. 06. 2(화) ~

- 레터 발송 기간: 6.10 - 8.26 / 총 12회 / 셀린과 루비가 번갈아가며 레터를 보냅니다.

- 레터 발송: 목요일 아침 발송됩니다. 월요일 퇴근 후엔 자전거 타기 부담스러우니까, 목요일 퇴근 후 자전거를 타보세요!


 구독 안내

- 구독료: 무료! 무료! 다만 읽고 다정한 답장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 신청 링크: https://forms.gle/Pg4WCPCyk3DtSoMK9 (◀링크 클릭!)


 퇴근 후 자전거 레터를 만드는 사람들

- 셀린: 회사원 모씨의 직장 내 닉네임. 자전거 그냥 페달에 발만 올려놓을 줄 아는 수준인데 어느 날 갑자기 루비에게 영감을 받아 서울시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기 시작함. 자전거 타는 시간보다 세워두고 사진 찍는 시간이 더 김.  인스타그램 @bluebyj 계정에 그냥 별거 별거 다 쓰고 다 올림. 


- 루비: 청민의 부캐. 직장인. 초딩 때 지은 닉네임을 회사에서도 쓰고 있음. 도시형 미니벨로를 타지만, 자주 오프로드를 달려서 자전거가 괴로워함. 미니벨로 나가신다 길을 비켜라! 인스타그램은 본캐인 오늘 여행자 청민 @w.chungmin 과 부캐 루비 계정 @ruby.notebook 을 마음대로 운영 중. 



이렇게 글을 올렸으니, 일단 부지런히 써보겠습니다.(발등에 불 떨어짐) 재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처음 해보는 형식이라.. 어설플 수도 있지만, 다정한 시선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큰 목표는 없고, 그냥 매일 재밌게 살고 싶어 시작한 사이드 프로젝트. 그럼 우리 퇴근 후 자전거 레터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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