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빛구름 Mar 11. 2023

예순여덟 번째 하늘

20230309

서울, 대한민국

그간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

수십 개의 우산과 몇 켤래의 신발.

말랑말랑한 렌즈와 현금 얼마. 그리고 몇몇의 친구.

망각의 애석함은 기억이 작을수록 더 크게 다가온다. 

생은 참 짧은 단편의 영화 같다.

이 영화의 모순은, 러닝타임이 길어질수록 압축된 망각의 시간을 남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을 수 없는 장면들이 반복하여 남기도 한다. 

사랑에 빠지던 장면, 사랑을 퍼부었던 장면.

사랑으로 하나였던 장면, 사랑을 만끽했던 장면. 

이 짧디 짧은 영화 속에서 사랑마저 잃어버린다면 우리는 과연 무엇이 남을까.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이 영화의 끝을.

매거진의 이전글 예순일곱 번째 하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