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절받는 기술

왜 남자들은 거절당하면 화를 낼까

by ASTR

누구나 거절은 두렵다.


거절받는 것이란, 박탈당하는 것이고 지워버리는 것이며 그 삶과 이 삶의 연결고리나 교집합이 전혀 없음을 공식적으로 못 박는 것이다. 관계를 맷어야 사는 동물인 사람에게 이 거절은 그래서 힘들다. 자신의 존재 가치가 무시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이성에게는 더더욱.


호감 있는 이성에게 거절 받는 것은, 굉장히 아프다. 아프고, 자존감이 땅까지 떨어진다. 슬프고, 그저 우울하다. 그래서 이를 알기 때문에 짝사랑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고백을 두려워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고백 시도를 하고 거절 당한 사람 중 어떤 이들은 이 아픔을 최소화하시 위해 자신만의 뇌피셜 알고리즘으로 합리화 시키는 경우가 있다.


“나를 거절한 네가 나쁜 년이야”

“자기가 먼저 꼬리 흔들어놓고”

“나를 선택하지 않고 다른 남자를 선택하는 네가 헤프다”


이 전략은 꽤나 성공적으로 먹히는데, 나의 모든 복합적인 감정덩어리를 완전히 분노와 미움, 악다구니로 변화시켜 상대에게 던져버린다. 그리고 자신은 가뿐해진다. 내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대신, 상대의 격을 떨어뜨리고 내가 우울해지는 대신 상대에게 욕을 퍼붓는 것이다.


“내가 왜 너 따위 때문에 고통을 받아야해?”


그 고통 전달의 핵심은 이렇다. 왜 고통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왜 너 때문에 마음 힘듦을 겪어야 하는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당연하다. 받아들이기 힘들다.

받아들일 수 없지, 나의 애정과 마음을 무시 당했는데. 하지만 그럼에도 이 ‘거절’을 견뎌내야 비로소 내가 성장할 수 있음도 알아야 한다.


나는 보통 누가 헤어지고 힘들어하면 그것도 과정이라며 굉장히 건조하게 이야기하는 편인데, 그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거절 당하고 내 존재를 무시 당하는 그 사건은 나를 성장시키는 일종의 수업이다. 아픔이란 비싼 값을 치루고 배우는 수업.


그 사람과 이어지길 간절히 바랬다라도, 거절의 의사가 있다면 그 사람과는 영영 안될 인연이다. 그건 상대가 어리석어서 혹은 도끼를 적게 찍어서 그런것도 아니다. 상대가 나쁘거나 헤퍼서는 더더욱 아니다. 내가 나랑 어울리지 않는 잘못된 인연에게 공을 들이고 애정을 쏟은 시행착오 결과, 아픔이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나에게 어울리는 사람과, 어떤 방식으로 사랑해야 하며, 또 이성의 애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이걸 처음부터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일러주지 않는다. 다들 알아서 터득하고 알아서 사랑해야 한다.


그러러면 거절 당해야 한다. 아파야 한다.


그 당시에는 죽을만큼 힘들지만, 귀한 아픔이다. 사랑이 커지고 모양을 갖춰가는 아픔이다. 그저 그 아픔을 상대에게 전가해버리지 말자. 그 당시가 너무 힘들다고 도망가지 말자. ‘나’는 더 멋진 사람이 되어 더 예쁜 사랑을 할 사람이다.

그래야만 한다.


사랑이 쉬워지고, 분노와 미움도 그만큼 쉬운 시대에 진부할만큼의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 그만큼 우리가 하는 모든 사랑에 필요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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