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맑고 투명한 그 흐름에
너는 발끝을 담그고
두 손으로 잔잔한 물살을 어루만졌지
강물은 언제나처럼 흘러갔지
너는 바람처럼
꽃 핀 그림자를 좇았지
네 발자국은 진흙에
비밀은 그늘 속에 숨었지
거슬러 간 물살에
돌멩이는 물 위에 튕기다 가라앉고
그제야 바닥의 이끼가 드러났지
강은 갈라지고
조각나고
무너졌지
흙으로
손으로
눈물로라도
너는 다시 짓겠다 했지
어떤 돌은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지만
강은 아직 흐르지
네가 발을 담그는
그 맑은 물에
잠겨 죽어도
강은 여전히 흐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