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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Oct 15. 2017

직장인의 신체구조

직장인은 영혼과 자산으로 구성된다

곤충의 신체구조


곤충의 몸은 머리, 가슴, 배의 3부분으로 구성됩니다. 그렇다면 직장인은 어떨까? 다년간의 회사 생활을 경험하며, 다양한 직장인들을 정밀 관찰한 결과 직장인은 생물학적으로 2개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영혼과 자산입니다.
영혼은 나에게 소유권이 있는 '생각하는 능력'이 포함된 특수 부위죠.
자산은 회사가 소유한 '시키는 일을 반복하는 기능'이 장착된 부분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곤충의 경우 머리, 가슴, 배 중에 단 한 부분이라도 잘려나가면 바로 죽지만, 직장인은 영혼이 없어져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간혹 영혼이 잘려나간 경우 생존율이 높아지는 현상이 발견되기도 하죠. 그런데 왜 영혼을 가지고 직장 생활을 하라고 할까요? 생존율이 낮아지고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데요.

번지점프를 왜 합니까? 우주선은 왜 힘들게 타려고 할까요? 돌아올 수도 없는 화성여행 티켓에 대기자가 왜 그리 많을까요? 위험하지만 재미있고, 가슴이 뛰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을 못 느껴본 사람은 이해가 안 될겁니다.


구한말, 한 양반이 서양 선교사들의 테니스 시합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한 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 테니스를 치는 걸 보고는, 이 양반이 혀를 차며 말했답니다.

"저 힘든 걸 왜 직접하고 자빠졌누? 머슴을 시키지."


또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혼과 자산으로 구성된 사람은 언제라도 영혼을 숨기고 마치 자산만을 가지고 있는 척 할 수 있지만, 영혼이 원래 없고 자산만 있는 사람은 영혼을 다시 장착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반대로 영혼이 너무 큰 부분을 차지할 경우, 자리에 따라 위기에 봉착할 수 있습니다. 이럴 경우, 천적들은 영혼은 그대로 두고 자산을 잘라버리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회사에서 잘리는 거지요. 그래서 영혼과 자산으로 구성된 완성체 직장인들은 한 가지 연습을 꾸준히 해줘야 합니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영혼을 간혹 빼 놓거나, 크기를 조절하는 훈련을 말이죠. 혹자는 이를 두고 "천시를 기다리는 중이다"며 거창하게 말하기도 합니다. 특히 크기를 조절하는 훈련은 중요합니다. 곤충이 자신이 처한 환경에 맞춰 머리, 가슴, 배의 크기를 각각 다르게 가져가듯 우리도 그래야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수께끼 하나 내겠습니다. 영혼은 우리 몸의 어느 부분에 위치할까요? 정답은,


간과 쓸개 사이입니다.


별주부전의 토끼처럼 간을 뺐다 넣었다 해야 하니까요. 그리고 간과 쓸개를 빼면 영혼은 저절로 나가잖아요. 그래서 영혼은 간과 쓸개 사이에 있을 수 밖에 없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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