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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리 Aug 22. 2020

제주 #10

서비스 그리고 몽쉘통통

04월20일 1240



어떤 가게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시간을 보내고 나왔을 때 그곳을 기억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대우를 받았다는 기분, 고객 서비스다. ‘커피템플’ 이곳은 강렬함과 부드러움이 조화로운 서비스로 기억에 남는다. 마치 겉은 딱딱하고 속은 부드러운 몽쉘통통 같다고 할까. 주문을 할 때 사장님의 스트레이트한 아이컨택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조곤조곤 머릿속에 이해가 잘되는 말투, 부담스럽지 않은 자연스러운 미소, 그리고 무언가 전문성이 느껴지는 수염. 물론 커피도 맛있었지만 커피보다 사장님의 스윗한 서비스가 더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사장님의 서비스는 정성스러운 커피가 우리 눈앞에 도착할 때 입안의 초콜릿이 스르르 녹듯이 마무리된다. 손님 각자의 시간이다. 그런데 또 생각해보니 누군가에게는 확실한 아이컨택이 부담스럽게 다가가진 않을까 싶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 아이컨택은 바라보고 있는 손님에게 온전히 집중한다는 거다. 마주하고 있는 그 시간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는 거다.

카페 삐삐에스, 신당

가끔 어떤 가게를 가면 필요 이상의 정성에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음식이든 커피든 자기의 창작물에 대한 애정이 넘쳐버린 사장님께서 이성을 잃고 손님의 시간을 방해해버리기 일쑤다. 맛이 어떻니, 재료는 어떤 좋은 걸 쓰니.. 음식에 집중하고 싶고, 그 식당의 분위기를 만끽하고 같이 온 사람과의 시간에 집중하고 싶은데 마치 사장님과 식사를 함께하는 기분이 든다. 정말로 사람 간의 관계, 사장과 손님이든 쉽게는 친구 간, 직장 동료 간에는 보이지 않는 그 선이 정말 중요하다. 특히 개인주의가 미덕으로 불려지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는.




커피템플은 온전히 우리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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