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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미상 Nov 17. 2019

밤삶

잠들지 못하는 당신




안녕

오늘도 왔군요

이불 걷어줄게요 들어오세요


낮은 너무 지루했죠

시끌시끌 바글바글

사는 소리를 쏟아내는 것들만 가득


그 속에서 눈에 띄지 않으려

웃는 낯을 open 팻말처럼 내걸어두고

종일 지치던 당신을 보았어요


삶은 태양 아래서만 영그는 게 아닌데

사람들은 어둠 속에 깨어있는 마음을

너무 모르는 척 사는 것 같아요


다들 closed 팻말을 걸고

꿈으로 떠나버린 지금

버려진 듯 버린 듯 홀로 남은 당신

잠 마저 애써 들어야 하는 건 너무 슬퍼요

애쓰는 건 낮에 이미 충분했으니까


이리와

고요한 이 밤에 누워

가만히 떠다녀요

말 안 듣는 별 처럼


새벽이 차올라

고단함이 스며들면

잠시 눈을 붙여요

뭐 어때요

내일은 노곤한 얼굴을 쓰고

꿈자리가 어려웠다 변명해요


아무도 닿지 않아

영원히 닫지 않는 밤

이 따뜻한 어둠 속에서

다시 숨어 만나요


이렇게 고단한 세계에

이렇게나 고독한 위안이라면

누구라도 깨어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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