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말 있잖아.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정말 맞는 말 같다. 가만히 앉아서 기적만 기다리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안 온다. 일단 내가 움직여야 한다. 첫 발을 내딛어야 길이 보인다.
신기하게도 진짜로 노력하기 시작하면 도움이 온다. 우연한 만남, 뜻밖의 기회, 예상치 못한 지원.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그런 기회들도 그냥 지나간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기회도 기회로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 돕기 시작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 진짜 그 말이 맞더라.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단순한 격언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기업들이 있다.
에어비앤비의 초기 이야기를 보자. 2008년 창업 직후, 투자받기 어려워 하루하루가 막막했다. 그런데 창업자들이 한 일은 PPT 만들기가 아니었다. 직접 뉴욕으로 가서 숙박 호스트들을 일일이 만나며 사진을 찍어주고, 집을 꾸며주고, 서비스를 개선해 나갔다.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고객과 직접 만나니까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 수 있었다.
슬랙(Slack)의 경우는 더 극단적이다. 원래는 게임회사였는데 게임이 실패하자 내부에서 쓰던 커뮤니케이션 툴에 주목했다. 처음에는 소수의 팀들과만 베타 테스트를 했지만, 매주 사용자 피드백을 받고 개선사항을 반영했다. 실패를 기록하고 학습한 결과, 전혀 다른 사업으로 피벗 해서 성공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도 비슷하다. 2010년 출시 당시만 해도 네이트온, MSN 메신저가 강세였다. 하지만 카카오 팀은 매일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주변 지인들에게 직접 사용해 보라고 권했다. 창업자 김범수가 지인들에게 직접 카카오톡을 설치해 달라고 부탁하고 다녔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네트워크 효과를 만들기 위해 창업자가 직접 발로 뛴 것이다.
이 기업들의 공통점이 뭔가. 가만히 앉아서 투자나 기적을 기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실패에서 배우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며 네트워크를 만들어갔다.
그런데 더 중요한 건 이거다.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거라고.
처음에 빠르게 나간 사람이 꼭 이기는 건 아니다. 마라톤처럼 인생도 지구력 게임이다. 중간에 포기하면 그걸로 끝이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많이 봤다. 하지만 힘들면 금방 그만두더라. 반대로 평범해 보이지만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몇 년 후 보면 그 사람들이 더 앞서 있다.
심리학에서 이걸 '그릿(Grit)'이라고 부른다. 재능보다 끈기가 성공을 더 잘 예측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창업도 마찬가지다. IQ 높고 명문대 나온 사람보다 끈질기게 버티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는다.
첫째, 캐시플로우 관리다.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도 현금이 떨어지면 끝이다. 매월 번 돈과 쓴 돈을 정확히 파악하고, 최소 6개월치 운영비는 확보해둬야 한다. 사실 3년 치를 가지고 있으면 좋다. 그럼 망하더라도 먹고살기 위한 비즈니스를 새롭게 꾸릴 수 있으니깐.
둘째, 피벗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시장이 원하지 않는 걸 고집하는 건 용기가 아니라 고집이다. 데이터를 보고 냉정하게 방향을 바꿀 줄 알아야 한다. 에어비앤비도 원래는 에어 매트리스 대여 사업이었다.
셋째, 팀을 잘 관리해야 한다. 창업자가 번아웃되면 회사가 무너진다. 위임할 건 위임하고, 도움을 요청할 줄 알아야 한다. 혼자서 모든 걸 다 하려고 하면 일찍 지친다.
넷째,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게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 매주 고객 인터뷰를 하고, 피드백을 제품에 반영해야 한다.
"나는 약해"라고 생각하지 말자. 지금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충분히 강하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이미 강함의 증거다.
강함은 넘어지지 않는 게 아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것이다.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다음 기회를 찾는 것이다.
창업 6년 차인 나도 수없이 넘어졌다. 투자받을 뻔하다가 무산되기도 하고, 핵심 직원이 떠나기도 하고, 큰 고객을 잃기도 했다. 그때마다 '이제 끝인가' 싶었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왔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두 가지다. 스스로를 돕는 용기와 끝까지 버티는 끈기. 그리고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하자면, 배우는 자세다.
매일 조금씩 나아지면 된다.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으면 된다. 1년 후에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생존하는 자가 결국 이긴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충분히 오래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