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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마치고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산책은, 그 짧은 시간 속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또렷이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제 막 찾아온 봄바람이 살랑살랑 옷자락을 스치고, 쌀쌀했던 겨울 공기는 어느새 자취를 감춘 듯하다. 몸을 움직이다 보면 머릿속으로 떠오르는 잡다한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따뜻한 바람에 실려 흩어지는 기분이다.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걷는 동안 느껴지는 햇빛과 바람이 내 마음을 살며시 달래준다. 계절이 바뀌는 틈새, 그 짧은 순간에 깃든 여유가 나를 한결 가볍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겨울의 무거운 기운을 떨쳐내고, 새로 피어오르는 기운을 받아들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주변 풍경에 집중하다가, 문득 공기 중에 묻어나는 봄 냄새가 느껴지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향기가 지난 계절에 쌓였던 무거움을 조금씩 걷어내주는 느낌이다. 점심 산책은 그저 소화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머릿속에 가득 차 있던 생각들을 훌훌 털어내기에 딱 좋은 시간인 것 같다.
“이 봄바람 속에서 잡다한 고민들을 날려 보내자. 계절의 틈새마다 찾아오는 변화가 내 마음에도 순하게 스며들어, 한층 더 편안하고 가벼운 내일을 맞이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