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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역 Jan 26. 2021

운동을 더 잘하기 위해 살을 빼는 겁니다

평생 집중할 수 있는 취미 만들기

다시 헬스장이 문을 열면서 퇴근하고 매일 헬스장에 가는게 무난한 일과가 됐다. 매년 이맘 때면 시끌벅적한 신년회들이 줄줄이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특별한 약속도 없을 뿐더러 두번째 바디프로필을 3개월 가량 남기고 있어서 약속도 굳이 먼저 잡진 않는다.

6시 퇴근, 7시~9시 운동 일과가 매일같이 무섭게 반복된다. 똑같은 일상은 금방 지루해 하고 늘 밖에 나가 놀 궁리만 해오며 살던 난데, 신기하게 이 삶에 적응이 돼 간다. 헬스장이나 집에서 혼자 운동하며 숨을 헉헉 대고 있으면, 갑자기 오늘 하루종일 가족 외에 대화한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내가 이렇게 내 몸에만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산 시간이 얼마나 될까? 코로나가 강제로 만들어낸 고요한(?) 이 생활이 또 마냥 싫지만은 않다.

헬스를 꾸준히 한지는 고작 2년 남짓인데, 놀라울 정도로 마음가짐에 큰 변화가 생겼다. 예전엔 정말 억지로 해야 하는 과제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내 몸에 집중하면서 변화를 즐기게 됐다는 거다. 내 의지대로 내 노력대로, 유일하게 내 스스로 만들어가고 디자인할 수 있는 게 내 몸이라는 생각이 드니, 더 재미가 붙었다.


몸이 무거우면 운동에 집중이 안된다. 몸이 건강하게 적당히 가벼운 상태여야 운동할 때 제약이 없다. 몸이 무거우면 동작을 하다가 다칠 수도 있고, 피로감이 몇배는 된다.


결국 돌고 도는 선순환이다. 운동을 좀 더 잘하고 싶어서 체지방을 빼고 싶고, 근육을 덮은 체지방이 빠져서 운동할 때 근육이 보이기 시작하면 더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싶어진다. 물도 많이 마시고, 단백질 섭취도 충분히 해주고, 운동 전후로 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다 운동의 과정이라는 걸 예전엔 몰랐다.


그냥 하기 싫을 땐 ‘저스트 두잇’이 답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 저 슬로건은 정말 누가 만들었는지, 놀랍다. 마법 같은 주문이다. 아침에 눈 떠서 싸이클에 앉기까지의 그 1분, 신발 신고 나가는 그 1분만 지나면 그 후의 1시간, 2시간 운동하는 시간은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 된다.

내 스스로 몰두하고 집중할 무언가가 있다는 것도, 그리고 그게 결국 ‘나’와 관련된 일이라는 것도, 운동할 이유다. 운동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 외에도 내 몸에 좋은 건강한 음식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거나 잠을 충분히 자는 것 같은, 사소해 보이지만 꾸준히 해내기 힘든 좋은 습관들을 내 몸에 장착하는 모든 과정도 포함이 된다.

살을 빼기 위해 운동을 하는게 아니라, 운동을 더 잘하고 싶어서 살을 빼고 싶어진다. 운동할 때 근육 움직임이 더 잘 보이게 하고 싶어서 체지방을 빼고 싶고, 더 날쌔고 날렵한 몸으로 푸쉬업, 턱걸이도 연습하고 싶고, 복근도 잘 보이면 좋겠다.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고, 가면 갈수록 갈 길이 한참이니 운동은 평생 내가 집중해서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가 될 거다. 함께 따라올 좋은 습관들은 덤이고.

쓰다보니 단점이라고는 하나도 없네.

헬스장, 식단관리에 돈 드는 것? 다른 취미들에 비하면 비교가 안되게 가성비가 좋지 않은가. 심지어 평생 지속 가능하다.  

오늘 아침에도 눈을 뜨며 2분 정도 망설였다. 공복 싸이클을 할까 말까, 더 잘까. 눈 뜬 김에 그냥 일어나자 하고 30분 싸이클 타고 땀 흘리고 나니 내 몸에 좋은 일 한 것 같고, 작은 성취감도 있었다.

오늘도 운동하지 않을 이유가 단 한 개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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