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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중 퇴근할까 퇴사할까? 0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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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서울역 Mar 15. 2024

#2 노잼 시기인 거 같아요

일이 재미없는 걸까? 뭐가 문제인 걸까?

“에너제틱하게 사시네요”

어제 만난 업계 모 기자님이 내 얘기를 한창 듣다 하신 말씀이다. 속으로 뜨끔했다. 나는 지금 노잼 시기인데.

나 스스로 가장 경계해야 할 때가 모든 게 ’ 루틴‘해질 때다. 그러면 딴 길로 새는 생각이 마구 든다. 특히 아무것도 나를 자극시키지 않아 나 스스로 나를 자극시켜야 할 때가 제일 고되다. 함께 아이데이션 하고 수시로 부딪히며 일할 때 시너지가 나는 동료, 일할 맛 나게 하는 타 부서 사람들과의 교류와 접점, 배울 만한 리더, 눈에 보이는 성과. 내 활기의 원동력이 되는 요소들 중 지금 나를 자극시키고 있는 건 무엇일까.

직무의 특성상 시장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잊히지 않기 위해 회사를 알려야 하는데 마땅히 알릴 만한 이슈가 없거나 나와 회사의 온도차가 다를 때 힘이 빠진다.

노잼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내가 가장 많이 써먹은(?) 방법은 스스로 일거리를 찾는 거였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이슈를 만들고 다듬어 기사화시키면 그때만 반짝하고 이내 일회성으로 소모되는 느낌이 들었다. 손뼉도 맞아야 소리가 난다고. 혼자 고군분투하다 보면, 누굴 위한 일인가? 내 만족을 위한 일인가? 길을 잃는 생각들에 이를 때가 종종 있었다.

적당한 긴장감이 나에겐 중요하다. 아무 일도 하지 않아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때가 제일 무력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스스로 느꼈을 때 적당히 대충 해내도 이래저래 적당한 성과가 나올 때 나는 무력함을 느꼈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을 하고 있는 걸까? 이렇게까지 또 부정적으로 생각이 흘러갈 필요는 없는데.

물론 성격이 급한 것도 한 몫한다. 이럴 때가 있으면 저럴 때도 있는 거고 잠시 적당히 흘러가게 내버려두면 되는데. 하지만 그 마음이 내 마음이 아닌 탓에 이런 시기가 올 때마다 조바심이 들고 당장의 빠른 변화가 내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마음을 먹어야 할까?

무튼 여러모로 노잼 시기가 왔다. 새 회사 이직 1년. 그 사이 회사에도 변화들이 있었고 팀 내에도 인원 변동이 있었다. 나는 노잼 시기 극복을 위해 새로운 자극을 어디에서 얻어야 할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 금요일 아침 8시. 꽉 찬 5호선 지하철 출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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