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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역 Mar 18. 2024

#3 월요일 아침은 왜 항상 푸석할까

월요일 출근길의 단상

월요일 아침은 왜 항상 푸석할까.


주말을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꽉 채워 보냈는데도 왜 항상 다음날은 찌뿌둥한 아침과 마주하는 걸까. 너무 먹고 마셔서 인지 얼굴도 푸석하고 부어있다. 얼굴 상태도 별로고 주말보다 몇 시간 이른 시간에 일어나니 몸도 피곤하다.


오늘 그리고 이번주 해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 떠다니기 시작하며 왠지 모를 긴장감과 압박감이 생겨온다.


평소 출근할 때 뭘 입고 어떤 아이템을 어떻게 매치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그 자체가 소소한 즐거움인 나에게, 월요일은 일주일 중 제일 출근룩에 쓸 에너지가 없는 요일이다. 점심에 미팅이 있는 날이라 그나마 조금은 대충 꾸며 입고 집을 나섰다. 그래도 옷을 입으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다들 비슷한 무표정을 한 출근길의 사람들 무리에 끼어 주말에 먹고 논 것들을 연신 돌려보며 사진첩을 보고 또 보고 영상도 조금 편집해 보고 인스타 피드를 부지런히 넘긴다.


그 달콤한 이틀의 주말만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회사원의 삶이 가여워 보이다가도. 평일이 있었기에 주말을 맘껏 즐길 권리도 있는 거겠거니 생각한다. 나를 위해 온전히 쓸 수 있는 이틀의 시간을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만 채워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수년간 알게 모르게 쌓아온 노력의 결과이기도.


아이러니하게도 푸석한 월요일만 딱 지나고 나면. 몸은 피곤할지언정 내 생각이 깨어나고 좀 더 활기가 돋는 화요일의 아침이 오곤 했다.


개운한 아침은 없어도 잠들기 전 무언가 개운한 날들이 더 많음에 감사하며. 월요일의 퀭함을 감춰보기 위해 오늘은 핑크색 셔츠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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