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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가을날(들풀시 1)

열심히 살았던 친구도, 친형도 이제그리움이 되었어요

by 들풀

친구가 죽었어.

겨우 예순 여섯이야.

무슨 야콥병이래.

인구 백만명당 한두명이 걸린다는데.

원인을 모르는게 원인이래.

인생 쫌 낭비하고 살지.

그래, 한달만에 그렇게 훅 가고 마냐?

코로나 백신을 맞은 탓인지,

또 다른 바이러스가

네 뇌의 단백질을 변형시켰는지 모르지만..


사랑하는 엄니 두고 그렇게 훅 가는,

너는 참 나쁜 놈이다.

그래, 이왕 갔으니 자리 잘 잡아놓고 기다리고 있거라.


니 좋아하는

탁구도 치고,

바둑도 두고,

당구도 찍고..


나는 이제부터 인생 쫌

낭비하고 살란다.

살아있을 때 봐야 했는데,

미루다가 가기 전에 보지도 못했어.

그러다가 이제 너도 그리움이 되었다!

걸음이 떨어지지 않겠지만.

잘 가라, 내 친구 수야!

수야, 형님아! 보고 싶다..

※ 적고 나서: 친구가 가고 나서 조금 있다가 친형이 먼 길을 떠났습니다. 생각나서 아리고, 불쌍하고.. 떠날 때는 고통을 모르고 갔으니 다행이라는 내 편한 생각도 드네요. 열심히 사는 것이 참 부질없습니다. 이번 가을은 참 잔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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