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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주영 Aug 14. 2023

Two-side market(양면시장)을 굴려라

마중물 붓기에도 순서가 있다 2

이번 챕터에서는 Two-side market(양면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많은 플랫폼이 양면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앞선 글 [초기 사용자(seed user)를 만들어라] 에서 소개한 Y 서비스 또한 Two-side market(양면 시장)으로 진화했다.


Two-side market이란?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고자 하는 쪽과 이를 "구매(수요)"하고자 하는 쪽
두 축이 만나 비즈니스가 운영되는 것.


1) 일 할 사람을 데려와야 하고 (수요, demand)

2) 일거리를 가져와야 하고 (공급, supply)

3) 이 둘의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

즉, 서비스가 굴러가려면 1번과 2번 두 가지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고로, 사업개발자에게 두 배의 고통이 따른다..)


국내에서도 많은 Two-side market 서비스가 존재하는데,

- 배달의민족 (음식 배달을 제공하는 공급자 & 음식을 주문하는 수요자),

- 당근마켓 (중고 물품을 판매하는 공급자 & 중고 물품을 구매하는 수요자),

- 숨고 (실생활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 서비스를 신청하는 수요자) 등이 있다.


양면시장의 거래 구조


Two side market(양면시장)의 초기, 사업개발자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흔히 말하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이다. 일거리 직접 매칭을 하기로 한 Y서비스의 예를 들면, 일거리가 없다면 일할 사람(알바생)은 들어오지 않을 것이고, 알바생이 없는 플랫폼이라면 일거리 등록도 없을 것이다. 물론 시작이 힘들 뿐, 한쪽이 성장하면서 다른 한쪽이 따라서 들어오고 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문제는 어디부터 손을 댈 것인가 이다.


국내 알바 시장은, 알바몬과 알바천국이 양분하고 있고, 알바생(일할 사람)이 부족한 반면, 알바생을 원하는 곳이 많은 수요자(알바생) 우위의 시장이다. 요즘 알바 구하기 힘든 뉴스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 더 어려운 쪽부터 해결하라는 방법론도 존재한다. 어려운 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제휴 관계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완벽한 경쟁우위를 가져갈 수 있겠다. 그러나 어려운 쪽의 문제야 말로 해결하기가 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한꺼번에 확보할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집단을 공략하라는 볼링핀(Bowling pin) 전략도 있다. 니치(niche) 한 시장을 집중 공략한 후에 인접한 시장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자는 내용이다. Y 서비스도 일부 여기에 해당된다. 알바 중에서 초단기(1일 혹은 반일) 알바 시장으로 좁혀 공략을 하되, 수요자와 공급자 중 우선은 공급자를 데려오는 것부터 시작을 했다. 참고로 에어비앤비도 사업 초기에는 빌려줄 집을 먼저 등록시켰고, 우버도 드라이버를 먼저 확보했다. Y 서비스는 Two side market (양면시장)의 해결을 위해 초단기를 타겟으로 하고, 먼저 공급을 확보에 주력했다.


Y는 공략 대상을 선정하기 위해 알바몬/알바천국에 등록된 구인 포스팅 중 가장 많은 업종/카테고리/지역 등을 확인하고, 구인 형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의 온갖 물류센터들이 알바몬/알바천국에 구인공고를 도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즉 이들은 상당한 비용으로 알바몬을 이용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여기에서 돈냄새가 나고 있었다. 그렇게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업체들을 컨택하기 시작했다.


참고로, 알바몬/알바천국의 최상단에 물류센터 구인 공고를 올리는 업체들은 그래도 사람을 뽑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반면 소상공인들은 정말 구인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들의 문제 또한 함께 해결하고 싶었으나, 각기 서로 다른 니즈와 상황인 소상공인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자신이 없었다. 한정된 리소스에서 규모감 있게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롱테일을 공략하기보다 일거리를 대량으로 들이부을 수 있는 파트너를 찾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대단위로 물류센터의 초단기 일거리를 가져오기 시작하고 8개월 지나자 3만 개의 일거리를 Y 서비스 안에서 매칭되었고 급여 정산액 20억을 넘어섰다. 일거리 직접 매칭을 하는 어떤 서비스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Y서비스의 8개월 만의 성장



(Y 서비스는 이제 잠시 뒤로 하고..)


또 다른 Two-sided market을 초기부터 굴린 경험을 소개하려고 한다. 크리에이터들이 입점하여 클래스나 콘텐츠를 직접 등록하고 사용자들이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크리에이터 대상의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L이었다.


이번에도 아무것도 없었다. 크리에이터를 데려오는 것, 구매자를 데려오는 것 어디에도 기댈 곳은 없었지만, 시작은 공급자(크리에이터)부터 모으기로 했다. 팬이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의 생산자, 크리에이터를 데려오면 팔로워들이 따라오고, 그들이 구매 수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스타강사를 따라 움직이는 수강생들처럼 크리에이터에겐 함께 움직이는 팬이 있다. 팬이 많은 크리에이터들을 먼저 모으고, 이들의 콘텐츠, 유료 서비스를 만드는 플랫폼들이 많다.


그러나, 팬들이 크리에이터만을 따라 신규 서비스로 자발적으로 이동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았다. 팬들이 플랫폼으로 따라 들어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했다. L 서비스는 팬들에게 커머스 지원금을 제공했다. 크리에이터는 팬들에게 신규 서비스로 이동한 이유, 향후 유료 결제를 여기서 하면 좋은 점을 설명할 수 있었다. 완성도 높고 차별점이 있는 서비스라 해도 신규 서비스로 안착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와 팬들 모두에게 실질적 이익을 제공했다. 이렇게 L 서비스는 크리에이터를 우선 공략함으로 커뮤니케이션 리소스를 상대적으로 줄이고 크리에이터가 팬을 데리고 들어오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했고, 안정적으로 초기 사용자를 모을 수 있었다.  




양면시장에서 양쪽을 동시에 공략할 수 있으면 좋겠으나, 마케팅 예산, 제휴 비용, 제휴 인력 등이 한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가장 가려운 쪽 혹은 가장 공략이 가능한(손에 잡히는) 이들이 누구인지 파악하고,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Y서비스가 공급을 먼저 잡은 것은, 초단기 인력을 뽑고자 하는 물류센터 몇 곳이 몇만 개의 일거리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L서비스가 (크리에이터) 공급부터 해결한 것도 크리에이터를 잡으면 팬이 따라올 것이라 예측했기 때문이다.


Two-sided market 공략의 순서를 단정할 수는 없다. 비즈니스 환경에 따라 모두 다를 것이다.

1.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 어디에 먼저 기름을 치고 어디부터 마중물을 부어야 이 비즈니스 모델이 굴러갈 수 있을지 고민하자. 수요를 부어야 공급이 따라오는지, 공급을 부어야 수요가 따라오는지 말이다.

2. 투입 리소스 대비 임팩트 있는 결과를 뽑을 수 있는 타겟이 있다면 먼저 공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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