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돌을 던진다

마음을 품은 호수

by 달맞이

우연히 발걸음이 닿게 된 남자의 호수를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본다


겨우 한 발짝에도 동그랗게 반응하는 남자가 흥미로워

한동안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던 수면을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 본다


자신이 만든 리듬으로 잔잔하게 일렁이는 파면에

오히려 움찔하지만 모든 걸 쓸어갔던 성난 파도를 대신해

그동안 들키지 않으려 감춰왔던 외로움을 적셔줄 거란 기대를 슬쩍 꺼내 본다



조용히 바람을 느끼고 변함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즐기던 남자는

잔잔하게 지켜왔던 자신의 호수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는 그녀를 발견한다


따뜻한 봄바람처럼 간질거리는 느낌이 싫지 않고

흥미로운 눈으로 남자의 일렁임에 반응하는 모습이

다시 떠올려 보고 싶어 질 거란 생각을 한다


그러다 문득 그녀가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조금 더 깊이 들여다봐 주었으면 하던 생각이

발을 담그고 걸터앉아 잠시 머물러 주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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