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년백수 방쿤 Jan 03. 2023

3개의 도시, 4개의 미션

누구나 바라는 여행이 아닌, 우리가 바라는 여행을 위해

    미국 여행은 다른 나라 여행과 사뭇 다른 점이 있다. 어떤 주, 어떤 도시를 여행하느냐에 따라 분위기나 컨텐츠가 천차만별로 다르다는 것이다. United States of America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부분은 America가 아니라, United States다. 다양한 주가 각기 하나의 독립국처럼 돌아가며, 그에 따라 주 별로 크고 작은 정책/문화/민족적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 여행을 생각한다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어떤 주, 어떤 도시를 갈까?’ 다.


    3주나 되는 일정이었기에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면서 여행이 가능했고, 어림짐작으로 1주일에 1개의 도시에서 여행한다면 총 3개의 도시를 다닐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먼저 결정된 도시는 여행지로는 낯설지만 반드시 갈 이유가 생긴 노스 캐롤라이나였다.

목장과 자연이 살아 숨쉬는….?

    사실 결혼식의 대부분을 도와준 아내의 사촌 동생(이지만 거의 친동생과 같은)이 The University of North Carolina(이하 UNC)에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떠나서 아쉽게도 결혼식에 함께 하지 못했다. 여행시점 기준으로 대략 반 년 정도를 미국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슬슬 한국이 그리워질듯 하여 우리 부부가 위문차 방문하기로 결심. 어찌보면 미국으로의 신혼 여행은 사촌 처제 덕분인 셈이다.


    이렇게 미국행을 쉽게(?) 결정한 후 서부와 동부에서 각기 하나의 도시를 더 고르기로 했다. 동부에서는 사실 고를 후보가 많지 않았지만, 누구나 예상하는 그 곳으로 결정했다.

동부에서 하나만 고르라면 당연히 NYC

    연애 시절 함께 보던 시트콤 하나가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고, 여행 시기를 살펴보니 크리스마스를 뉴욕에서 보낼 수 있었기에 여행의 마무리는 뉴욕으로 결정했다. 사실 서로 가보지 않은 새로운 도시를 가보고 싶었다. 아내는 출장으로, 나는 좀 더 젊을때 여행으로 뉴욕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장이나 돈없는 시절 다닌 경험이 그리 만족스럽진 않았을뿐더러 각자의 뉴욕 위에 우리의 뉴욕을 새로이 쌓아나가는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각자의 익숙함이 더해져서 새로움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마치 연애시절이 결혼 후 신혼으로 연결되며 하나 둘 쌓아나가는 일상과 다르지 않기에.

보디빌딩의 성지, Gold Gym Venice

    마지막으로 서부에서는 LA를 골랐다. 일단 비행기 시간이 편하기도 했고, 보디빌딩의 성지 골드짐 베니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진지한 이유) 여행에서 딱히 유명한 곳을 찾아가거나 성지순례를 하는 편은 아니지만, 30대에 시작해 앞으로의 인생을 바꿔 줄 헬스에 진심인 만큼 반드시 들러보고 싶은 장소였다. 영화 LALALAND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골드짐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었다.

테메큘라 와이너리의 아침

    아내와 연애 하면서 다양한 술을 접했지만, 요즘 와인에 푹 빠져 살고있기에 와이너리도 하나 넣기로 했다. 원래는 서부에서 가장 유명한 나파벨리를 가려고 했으나, LA에서 차로 8시간 이상 이동해야 한다는 말에 아쉽게 포기했다. 그러던 중 구글에서 LA 근교 와이너리를 검색해보니 테메큘라(Temecula)라는 지역도 유명한 로컬 와이너리들을 다수 갖춘 훌륭한 근교 도시였다. 산타모니카에서 차로 약 2-3시간 정도면 이동 가능하므로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판단하여 테메큘라 와이너리 투어를 포함시켰다.


정리해보면 세 개의 큰 도시와 네 개의 큰 미션이 있는 셈이다. 

여행의 순서대로 짚어 나가면 다음과 같다.


(1) LA - 골드짐 베니스 / 테메큘라 - 와이너리 투어

(2) North Carolina - 사촌 처제와의 현지 생활 바이브

(3) NYC - 각자의 추억을 모아 새로운 기억 만들기 (라고 쓰고 나이트 라이프 투어가 됐지만)




    이렇게 세 개의 도시를 고른 후, 도시별 세부 컨텐츠를 고민해서 정해봤다. 반드시 해야 할 것이나 가야 할 장소 정도를 고르고 나머지는 현지에서의 컨디션과 그 날의 바이브에 맡기기로 결정. 지나치게 많은 의무를 짊어지고 떠나는 여행은 취향이 아니기에 아내와 서로 뜻이 잘 맞았다. 휴양지 신혼여행이 아닌 제대로 된 현지 경험과 체험이 목적인 여행이니 만큼 큰 틀 내에서의 버킷리스트 만큼은 반드시 이루기로 결심하고 떠났다. 이후 이어지는 여행기는 절반은 시간 순의 정보성 가이드, 절반은 경험과 그에 따른 삶에 대한 고찰로 이루어질 예정.

매거진의 이전글 코로나 이후 첫 해외 여행, 실수하지 않고 출국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