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소비일기
일본의 중고 거래 플랫폼인 메루카리에서 책이 두 권 팔려서 ゆうパック로 포장을 하고 가까운 로손에 갔다. 상품을 발송하고, 예정에 없던 아이스크림, 과자 등을 사며 비닐봉지를 받았다. 시장 가방을 깜빡하고 안 챙겨 갔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비닐봉지를 받는데 집에 오자마자 다시 쓰레기통에 버릴 때마다 몹시 나쁜 짓을 한 듯한 기분이 든다. 요전에 한 다큐멘터리에서 쓰레기로 뒤덮인 산을 보고 충격을 받아 페트병 쓰레기를 줄이려고 정수기를 설치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나름 신경 쓰며 생활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관련 책이나 영상을 보면 사실은 이렇다 할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느낀다. 바닷속 미세 플라스틱의 35%가 옷에서 나온 다던데 나는 여전히 옷을 사고 있고, 페트병이나 비닐봉지를 소비한다. 누가 누가 쓰레기를 적게 만드나 대회에 참가할 생각은 없고, 개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겠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가급적 옷을 사지 않고, 시장 가방을 잘 챙기고, 무분별한 소비와 쓰레기는 줄이고, 물은 집에서 챙겨서 다니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일상 속 작은 실천부터 지켜나가고 싶다. 그러고 보니 최근 메루카리에서 산 책이 카레 박스에 담겨서 왔었는데 다음부터는 나도 집에 있는 물건을 재활용해서 보내야겠다.